-이라크 정부, 종전 선언과 함께 향후 10년 120조원 재건사업 추진
-영국·터키·쿠웨이트 등 이라크 재건시장 선점 위해 지원 약속 잇따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를 건설 중인 한화건설이 지난달 상반기 공사대금인 1862억원을 수령했다. 올해 국내 건설업계 중동 수주 금액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이 가운데 굳건히 이라크 건설 시장의 발판을 다지고 있는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의 수주 배경부터 현재 진행상황,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서 시민들이 야간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한화건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해 말 이라크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종전을 선언하면서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비롯한 이라크 재건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7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약 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비를 차질없이 수금했다. 전체 계약 금액 11조원의 36% 수준이다. 

이라크 정부는 안정적 공사 대금 지급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 기업의 지속적인 재건 사업 참여 및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이라크 정부가 국가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게 된 데는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보여 준 신뢰가 한 몫을 했다. 한화건설은 2014년 이라크와 IS가 전쟁을 벌이는 등 급격히 악화된 현지 상황에도 자리를 지키며 신도시 건설 사업을 이어 왔기 때문이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해 종전 선언을 하며 향후 10년간 약 120조원의 재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민간 부문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재건 프로젝트 원조 및 투자 유치 활동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 2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투자 유치 활동 중 하나로 쿠웨이트시티에서 ‘이라크 재건을 위한 국제회의’를 열기도 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500여 개 기업이 참여한 이 회의에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국제 사회를 향해 자국의 재건 사업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동시에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는 882억 달러(약 99조927억원) 규모의 재건 프로젝트 212개를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이라크 재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지구촌 국가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영국으로, 지난해 이후 10년간 연 10억 달러(약 1조1235억원)의 수출 금융을 이라크에 제공하기로 했다. 터키는 유상 원조 및 투자를 통해 50억 달러(약 5조6175억원)를, 쿠웨이트 역시 유상원조 10억 달러와 투자 10억 달러 등 총 20억 달러(약 2조247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국토교통부 또한 지난해 3월 ‘제8차 한-이라크 공동 위원회’를 개최, 인프라·산업·보건·금융 등 경제 사회 전반에서의 협력 체계 재가동 및 전후 복구 사업 진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기업들의 이라크 진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공공기관들은 이라크 프로젝트의 금융 지원에 대해 현재 난색을 표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오는 18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이라크 재건사업 설명회 개최된다. 국토부가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가 주관하는 GICC(Global Infrastructure Cooperation Conference) 행사의 일환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라크는 세계 5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잠재력이 큰 나라”라며 “이라크 국가 재건 사업은 국제 유가 급락 등의 이유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에게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이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재정이 부족한 이라크에서 공사 수주 성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가까운 중국 등의 사례만 봐도 정부의 지원이 사업 성패를 결정짓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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