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공사대금 수령 등 미수금 없이 안정적 공사 진행 중
-계약금 11조원…해외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를 건설 중인 한화건설이 지난달 상반기 공사대금인 1862억원을 수령했다. 올해 국내 건설업계 중동 수주 금액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이 가운데 굳건히 이라크 건설 시장의 발판을 다지고 있는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의 수주 배경부터 현재 진행상황,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한화건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는 2010년 2월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이끄는 민관경협사절단의 일원으로 이라크를 둘러본 게 계기가 됐다. 

오랜 전쟁의 결과로 주택과 전기 등 기본 인프라조차도 갖춰지지 않은 이라크에서 대규모 신도시 건설 사업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010년 3월, 때마침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전후복구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포함, 바그다드 외 15개 지역에 100만 가구에 달하는 국민주택을 건설하겠다는 ‘National Housing Program’을 발표했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라크의 지역적 위험 요인 및 두바이·카자흐스탄 등 기타 지역에서의 해외 주택 사업 리스크 등으로 이미 세계 130여개 건설사가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포기했던 상황이었다.

무수한 건설업체들이 이라크 내 신도시 건설 제안서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제한된 예산을 맞추지 못해 흐지부지되던 2011년 2월, 한화건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주처의 마음을 움직였다. 단순히 주택을 지어 인도하는 방식이 아닌 도로와 상·하수도, 발전소, 조경 등 도시 인프라 전체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계약 성사의 결정타를 날린 건 그로부터 2개월 뒤인 4월 정부 민관경협사절단의 초청으로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방한 때였다. 약 10분간 주어진 단독 면접 시간 동안 한화건설은 설계부터, 시공, 건자재 확보, 자금조달 등에 대한 세부 방안을 설명했다. 약속된 시간을 20분 남짓 넘겨 설명이 이어졌지만 알-말리키 총리는 어떠한 제제도 없이 한화건설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한화건설은 또 사미 알-아리지 NIC 의장 등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헬기에 태워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도시 개발 사업인 인천 소래논현 도시개발(인천 에코메트로)을 직접 선보였다.

인천 에코메트로는 면적 238만㎡에 달하는 부지에 약 1만2000가구의 주택과 기반기설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한화건설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집한된 복합 개발 사업이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에게 완성단계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 공사의 실물을 두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방식으로 자사의 건설 역량을 입증했다. 

이라크 총리의 방한 한 달여 뒤인 2011년 5월 25일, 한화건설은 이라크 NIC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에 관한 MOA를 체결하며 프로젝트 수주의 본격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20여 차례에 걸쳐 이라크를 방문해 계약 조건 변경 및 협의를 진행했고 이듬해인 2012년 5월 30일 바그다드의 이라크 총리 공관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계약 금액만 101억불(약 11조원)에 달한다. 국내 건설회사가 해외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총 공사대금의 약 36% 수준인 36.37억 달러(약 4조원)를 수금했다”며 “올 상반기에만 공사대금 1.67억 달러(약 1862억원)를 수령하며 안정적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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