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인적청산의 칼자루를 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으로 전원책 변호사를 확정했다. 전 변호사는 강한 인적청산 드라이브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당 내에서는 신중론과 우려가 교차하는 모양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비대위 회의에서 “누가 봐도 신뢰할 수 있고 객관적이라고 생각되는 분을 (조강특위에) 모셔서 전례 없는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공정성 시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전 변호사도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적청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며 김 위원장과 궤를 같이한 상황.

이에 한국당 내 여론은 여러 갈래로 나뉘는 양상이다. 내부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로 나오지만, 보수재건이라는 큰 기치를 세우려면 지금의 아픔은 감내해야 한다는 ‘혁신론’은 물론 조강특위의 활동을 우선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까지 다양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의원들 물갈이되는 것 아니냐’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을 결집해서 야당으로서 대응해야 할 텐데, 물갈이 때문에 내부 분란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부분을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고는 하지만, 현역의원들이 있는 지역을 물갈이하더라도 결국 한 지역구에 한국당 후보자만 두 명이 되는 꼴 아니겠나”라며 “때문에 공천과정에서 인적청산을 하는 게 맞고, 지금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못이 있다고 찍힌 의원 중에 그대로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인적청산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일부 의원들의 바른미래당행(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와 반대로 전 변호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만큼 객관적인 눈으로 인적청산을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인적청산에) 불평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감내해야 한다”며 “스스로에 대한 판단이 안돼서 전 변호사를 모시는 만큼, 분골쇄신해서 당이 일어설 수 있는 기회에 기꺼이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인적청산이란 한 두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여러명의 뜻을 모아서 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조강특위의) 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왈가왈부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