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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무릎호소1년①]특수학교 설립 합의에도 엄마들 울분터진 이유
'대가성 합의' 논란…교육청 소유부지 활용해 짓는 교육감 권한인데 '사회적 약자' 담보로 불필요한 합의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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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10-16 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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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5일 장애우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는 이른바 '무릎 호소 사건'으로 한동안 우리 사회가 떠들썩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17년만에 장애우들을 위한 특수학교를 강서구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하자 지역주민의 강력 반발로 상황이 악화됐던 것이다. 사회적약자인 장애인들은 정부와 사회가 최선을 다해 보살펴야 할 이들이다. 정부가 발달장애 및 중증 중복장애에 대해 평생케어 대책을 마련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하다. 미디어펜은 '아름다운 동행' 연재를 통해 장애우들의 교육 실태와 현황을 조망하고, 교육권 회복을 위한 제언과 사회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름다운 동행-무릎호소1년①]장애인 특수학교 교육권 회복하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1년전 학교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건립해야 한다며 반발했던 '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했던 장애우 학부모들은 이듬해 9월5일 같은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발표한 '강서특수학교 합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조희연 교육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인 9월4일 학교 통폐합시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 협조, 공진초 교사동을 활용한 주민복합문화시설 건립, 강서특수학교 학생 배정시 지역학생 우선배정,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한 추가협력 등을 골자로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를 맺었다.

서울에 17년만에 새로이 들어서는 특수학교인 서진학교에 대해 장애인부모연대 등 장애우 학부모들은 이날 "의무교육기관인 특수학교는 기피시설이 아닌데도 교육청이 '대가성 합의'를 맺어 기피시설처럼 인식되게 했다"며 "이번 합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고 어리석은 거래로 장애가족 자존심이 짓밟혔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특히 학교설립 권한을 가진 교육감이 어떠한 권한도 없는 국회의원과 합의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도 제기됐고, 이들이 합의하기 전 장애우 부모들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커졌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8곳에는 아직 특수학교가 없다. 시교육청은 이들 지역에 특수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논란이 불거지자 일주일 뒤인 12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합의로 학교 통폐합 부지에 한방병원 건립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강서특수학교 합의문을 둘러싼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장애학생 부모를 포함한 시민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교육감은 "서진학교가 지난달 착공했으나 공사와 개교가 지연될 가능성, 주민과 갈등으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나타났다"면서 "개교 후 지역사회 안착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 향후 장애인 학부모단체에 공사 상황을 정기적으로 설명하고 공사현장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한방병원 부지협조'와 관련해 그는 "한방병원 부지 무상제공이나 부지확정은 사실이 아니고 지역사회-교육공동체 구성원 논의를 거쳐 확정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학교용지의 용도폐지 및 매각은 공유재산법이 정한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 사진은 2017년 11월4일 김포공항 롯데몰 잔디광장에서 열린 강서마을박람회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참여해 활동한 모습. 강서센터는 이날 팬시우드목걸이 만들기와 페이스 스티커 붙이기 활동,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과 센터 홍보에 전념했고 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교육학부모협의회,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강서양천공동행동 등 관련 시민단체는 조 교육감의 설명을 수용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특수학교를 짓는 것은 사회의 책무이지 시혜가 아니다"라며 "김성태 의원에 대한 입장은 부당한 압력을 거부했어야 할 교육감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교육청이 결과적으로 대가성 특혜를 부인했지만 앞서 특수학교를 기피시설처럼 여긴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부용 강서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합의 의도는 선할지 모르나 결과가 미칠 파장을 생각했던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고, 이은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은 "합의문 발표시 한방병원 건립을 강조하면서 학교 통폐합이 학생 감소에 따른 자연스런 행정절차가 아니라 마치 특수학교 설립 대가로 한방병원을 유치하겠다는 절차로 비춰졌다"고 설명했다.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또한 "합의가 나쁜 선례였고 교육청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여전하다"며 "이미 공사가 시작됐는데 반대측과 새로이 합의한다는 것이 불필요한 절차"라고 언급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특수학교를 짓는데 무언가 지역주민들이 손실을 봤기 때문에 그 손실을 보전해주는 대책을 주었어야 한다는 인식이 심어지는 것"이라며 "합의 자체가 남기는 대강성은 나쁜 사례가 분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강서지역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는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서진학교를 비롯해 과거 사례를 비추어보면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인데,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각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대책발표 및 초청간담회'에서 "장애인도 차별 배제되지 않고 비(非)장애인들과 생활하며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를 만들겠다"며 "자식의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깎았던 부모님의 아픈 마음에 대해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반성이 든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향후 장애우 학부모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특수교육의 위상을 제고할지 주목된다.

   
▲ 사진은 2017년 11월4일 김포공항 롯데몰 잔디광장에서 열린 강서마을박람회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참여해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페이스 스티커 붙이기 활동을 하는 모습./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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