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3분기 영업이익 전년동기비 각각 23.7%, 34.3% 감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 상승과 미중 경제전쟁 등이 겹치면서 국내 화학업계 1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실적이 동반 하락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476억원과 503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5%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중국시황 악화 및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34.3% 감소했다. 여수공장 정기보수도 실적 악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그 중에서도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상당수 주력제품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LG화학은 아크릴과 고습수성수지(SAP)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마진 축소로 전기차 판매 호조와 소형전지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선전한 전지부문과 흑자전환에 성공한 정보전자소재부문의 활약에도 실적이 저하됐다.

LG화학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2349억원과 6024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3.7% 줄어들었다.

양사의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8%·,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LG화학 대산공장(왼쪽)·롯데케미칼 울산공장/사진=각 사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지목되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른 납사 가격 인상이다. 지난해 11월2일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브렌트유·두바이유의 평균은 배럴당 60달러 미만이었으나,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등으로 점차 가격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8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납사 가격이 같은 기간 배럴당 5~10달러 가량 높게 형성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 업체들은 부생가스를 비롯한 다른 원료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벌인 경제전쟁이 석화제품 수요를 줄인 것도 꼽힌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경제지표 위축 등 어려움이 늘어나고 있음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정유사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에탄크래커(ECC)가 늘어나는 등 공급이 늘어나면서 주요 제품의 마진이 하락,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9월 에틸렌·PE·부타디엔 마진은 8월 대비 10% 가량 주저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하는 등 100달러를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는 잦아들었으나, 미중 경제전쟁·신흥국 경제 불안·원가 상승을 비롯한 요소들이 수익성 개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등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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