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 검찰에 고발
참여연대 위시한 ‘이재용 경영권 흔들기’…현실화 되나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20일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정식 고발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빌미로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흔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 때려잡기'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증선위의 고발은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기준 변경 과정에서 고의 분식이 있었다고 판단한 의결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는 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다만 참여연대를 위시한 시민단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사 가치를 부풀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정당한 것처럼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를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와 관련된 삼성의 내부 문건이 나오면서 참여연대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 사건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인사는 "일부 시민단체와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흔들려는 목표를 기어코 달성하려는 것 같다"며 "삼성바이오가 '삼성 때리기'의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당초 금융감독원의 판단 번복이 이를 증명해준다"고 덧붙였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 2016년 12월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와 관련된 질문을 한 것에 대해 "문제없다"고 회신한 바 있다. 지난해 초 국회에서 이 문제가 제기됐을 때도 "문제없다"고 판단했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그러나 "문제없다"던 회계처리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고의적 분식회계'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 측은 "조만간 증선위 의결에 불복하는 행정소송과 주식거래 중단 등 제재의 집행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또 분식 회계가 아니라는 주장을 담은 회사의 입장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삼성바이오는 20일 홈페이지에 '증선위 결정 및 IFRS(국제회계기준) 회계 처리에 대한 FAQ' 게시물을 올려,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가 적정했다"며 "금융감독원이 감리 과정에서 입장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바이오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한 회계처리는 삼성, 삼일, 안진 등 대형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판단을 받은 사안"이고 "2016년 상장 시 증선위가 한국공인회계사에 위탁해 감리한 결과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재무제표는 영업적 측면에서 어떤 회계적 이슈도 없다"며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당시 장부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적인 해석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의 내부 문건이 발견된 것에 대해 위기관리가 생명인 기업에서 그 정도 문서를 만들어 여러 대응안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내부 문건을 유출한 이에게 잘못이 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언론에서 공개한 내부 문건은 보고서의 전체 내용이 아닌 삼바에 불리한 내용만 뽑은 짜깁기 문서에 불과하다"며 "비밀 유지가 생명인 상황에서 이 같은 문건이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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