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흉흉한 업계 분위기 속 현대와 삼성이 도미노로 무너지고 있다. 

현대 내부에선 현대차의 부진으로 인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인력 조정에 불똥이 튀었다. 삼성의 경우 삼성카드의 악재로 모회사인 삼성생명이 내홍을 겪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기업들의 도미노 붕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사진=미디어펜


21일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주주인 현대차의 등급전망이 변경되면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에 대한 현대차의 지원능력이 약화될 수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신용등급(AA+)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그룹이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면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업황까지 불안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가의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불똥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먼저 튀었다. 현대카드는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공식적으로 희망퇴직 등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선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1.4% 쪼그라 들었으며,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큰폭 감소했다.

이에 일각에선 그룹 차원에서 현대카드를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 업계 전문가는 현대카드의 앞날을 좋은 방향으로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실적이 악화되며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문제는 여신금융회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아지면서 조달 금리가 올라가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업계 카드사기 때문에 시장논리로만 따져본다면 현대카드의 매각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앞날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그룹 내부에서만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도 내홍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삼성생명도 자회사 삼성카드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삼성생명은 연결기준으로 3분기 영업이익 3866억원, 매출 7조5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7%, 매출은 1.2%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5조25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쪼그라들었다.

삼성생명의 실적 악화 배경에는 삼성카드가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카드는 3분기 순이익 807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1% 감소했다.

실제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자회사 삼성카드의 연결 손익이 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억원 감소했고 최근 주식시장 급락으로 연결회계로 반영된 아웃소싱 펀드의 평가 손실의 영향 때문"이라고 삼성생명의 실적 부진에 대해 분석했다. 

현황에 대해 업계전문가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는 이상 도미노 붕괴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는 "이미 예상했던 기업 붕괴 모습"이라며 "앞으로의 업황 역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현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정책기조를 바꿔야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국내에서 인식되는 것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제정책 기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향후 국내 경제는 지속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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