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베리'와 '금실' 순수한 맛 경험하기 힘들어...국산 딸기 대부분 맛있어 큰 차별점 찾기 어려워
   
▲ 서울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에서 판매하는 '스노위 딸기빙수'./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서울신라호텔이 지난 28일 '국산 프리미엄 신품종 딸기 알리기'라는 취지로 '스노위 딸기빙수(이하 딸기빙수)'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딸기 위로 고즈넉히 내린 하얏 눈꽃'이라는게 이번 딸기빙수의 모토이다. 

제주도산 애플망고 빙수로 큰 성공을 했던 신라호텔은 겨울철 디저트 메뉴를 구상하다 내놓은 것이 딸기빙수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벌집빙수를 판매하기는 했으나 큰 주목을 끌지 못한 것도 딸기빙수를 내놓은 배경으로 보인다. 

'딸기뷔페'와 차별화를 꾀하면서 그 고객 유인 목적

신라호텔이 딸기빙수를 내놓은 이유는 딸기뷔페로 고객몰이를 하고 있는 여타 호텔들과 맥을 함께하는 것과 동시에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딸기'라는 재료는 동일하나 더 라이브러리(서울신라호텔 라운지)라는 여유있고 품격있는 공간에서 4만8000원에 딸기빙수를 즐긴다는 건 '더 라이브러리'를 동경하는 이들에게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더군다나 인당 4만8000원이 아닌 여러명이 빙수 하나를 시켜 함께 즐길 수 있다. 틈틈히 라이브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딸기뷔페 처럼 줄을 서야 한다거나 예약을 미리 해야 하거나, 시간제한이 있는 등의 제약이 이 공간에는 없다. 매일 딸기빙수의 판매 수량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더 라이브러리의 운영시간인 오전 8시부터 밤 1시까지 아무 때나 가서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신도림의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인당 4만9000원에 딸기뷔페를 먹을 것인가, 신라호텔에서 딸기빙수를 여러명이서 함께 먹을 것인가. 신라호텔은 딸기빙수를 출시하며 딸기뷔페로 몰리는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목적성도 있어 보인다. 

또한 신라호텔은 딸기의 신품종에 주목했다. 신라호텔에 따르면 현재 딸기 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품종이 '설향'이라고 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딸기 대부분이 '설향'이라는 것이다. 이에 신라호텔은 국산 신품종 '킹스베리'와 '금실' 딸기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반면 애플망고 빙수의 경우 수입산에 의존했던 망고를 제주도산 애플망고를 사용한다는, '우리 농가 살리기'라는 취지는 있었지만 딸기빙수의 경우는 설향이나 킹스베리, 금실 등이 모두 국산이라는 점에서 큰 설득력을 가지기 힘들다고 본다. 

맛은 어떨까...'킹스베리'와 '금실' 순수한 맛 경험하기 힘들어

신라호텔 딸기빙수는 애플망고 빙수와 거의 동일한 데코레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용량도 거의 동일하다. 

애플망고 빙수에 사용된 우유 눈꽃 빙수가 깔리고 그 사이사이에 금실 딸기가 올려져 있다. 연유도 함께 뿌려져 있다. 딸기빙수의 정점에는 일명 '주먹 딸기'라고 불리는 킹스베리가 초코소스에 감싸여 있다. 

사이드에는 딸기청과 딸기 아이스크림, 기호에 따라 딸기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생크림과 프랑스산 초콜릿 소스를 함께 제공했다. 

신라호텔 측은 "킹스베리는 기존 딸기보다 재배가 어렵고 수확량이 적으나, 은은한 복숭아 향과 과즙이 풍부하며 당도(9.8 Brix)도 설향(9.3 Brix) 보다 높아 토종 딸기 품종으로는 프리미엄 품종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 킹스베리 중에서도 호텔 검수 기준 당도 12Brix 이상의 고당도 딸기만을 선별해 딸기 빙수를 맨 윗부분을 장식한다"라고 강조했다. 

딸기 맛에 소스까지 단맛...'애플망고 빙수'같은 감동은 느끼기 힘들어

그런데 이렇게 높은 당도를 보임에도 신라호텔 딸기빙수에는 왜 초콜릿 소스, 딸기청, 딸기 아이스크림, 생크림 등 단맛의 제품만 제공하는 것인가.

딸기뷔페를 가더라도 단맛에 지겨워할 고객들을 위해 떡볶이나 짬뽕 등을 함께 제공하는 호텔들이 많다. 그러나 신라호텔의 딸기빙수는 단맛의 딸기에 초콜릿 소스를 입히고 생크림과 딸기청 단맛의 제품만 제공하고 있다. 순수하게 딸기 맛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킹스베리와 금실의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거기다 신라호텔 측은 킹스베리와 금실이라는 프리미엄 딸기 품종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고객으로서는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킹스베리와 금실, 설향은 모두 국산이며 당도의 차이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설향도 개량이 되어 크기도 커지고 당도도 높아지고 있다. 예를들어 올해 먹어본 딸기 중 최고를 꼽으라면 그랜드 워커힐 호텔의 딸기뷔페에서 경험한 딸기이다. 큼지막한 크기에 당도도 매우 높고 신선했다. 그 딸기의 품종은 설향이었다. 

애플망고 빙수는 제주도산이라는 신선함과 큼지막한 비주얼 등으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줬다. 수입산 망고와는 확실한 차별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라호텔의 딸기빙수는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딸기라는 아이템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대부분이 국산이며 맛있다는 점이다. 딸기로 뭔 짓을 해도 맛있다. 고객에게 딸기 품종 따위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차라리 생딸기를 추가로 제공해 킹스베리와 금실의 맛을 알리던가, 메뉴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안타깝게도 애플망고 빙수와 같은 큰 성공은 어려워 보인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