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가격·장소·판촉·사람·물적 증거·과정·생산성과 품질 요인에 좌우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예술가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명작이라 할지라도 문화예술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한다. 문화예술작품에 대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차고 넘칠 정도로 예산이 넉넉하다면 누군들 마케팅 활동을 하지 못하겠는가?

주어진 예산으로 어떻게 효율을 극대화할 것인지, 예산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것인지, 문화예술 마케팅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들 이런 고민에 빠지게 마련이다. 그럴 때면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의 문제를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한다.

마케팅 믹스란 마케팅 목표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 관리자가 통제 가능한 마케팅 요인들을 합리적으로 배합해 주어진 예산의 범위 안에서 최적의 결합을 결정하는 마케팅 수단이나 도구들의 집합이다. 쉽게 말해서, 믹스라는 문자 그대로 마케팅 요인들을 어떻게 섞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1953년에 미국마케팅학회가 마케팅 믹스의 개념을 제시한 이후, 1960년대 이후부터는 맥카시가 제시한 4P(상품, 가격, 유통, 판촉) 접근법에 의한 마케팅 믹스 방법이 오랫동안 그 유용성을 인정받으며 널리 활용되어 왔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서비스 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4P 접근법으로는 서비스 마케팅을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많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기존의 4P 접근법으로는 서비스 산업을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새롭게 3P(사람, 물적 증거, 서비스 과정 )를 추가했다. 결국, 7P 접근법이 한동안 학계와 업계의 지지를 얻으면서 서비스 마케팅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다.

   
▲ 문화예술 마케팅 믹스의 8P 요인. /자료 출처=김병희 교수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마케팅 믹스의 7P 접근법이 계속 지지를 받아 오다, 2006년 이후부터는 '생산성과 품질'이라는 또 하나의 P가 추가되었다. 연구자들은 전통적인 4P 접근법과 서비스 마케팅의 3P 접근법이 마케팅 활동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앞으로는 전체 마케팅 과정에서 생산성과 품질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마케팅 믹스의 개념은 변화와 수정을 거듭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앞으로도 마케팅의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관점이 제시될 것이다.

문화예술 마케팅 활동에서도 전통 마케팅에서 사용하던 4P 접근법에 비해 8P 접근법을 활용할 때 문화예술 마케팅 활동의 제반 요인을 두루두루 포괄할 수 있다. 기존의 4P 접근법에만 의지해 문화예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 이런 저런 한계점이 쉽게 나타나고 현실의 여건을 두루 포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문화예술작품을 공연하거나 전시하는 과정에서, 바꿔 말해서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하는 고객이 문화예술작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예상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4P 접근법에만 의지해 문화예술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을 때보다 8P 접근법을 선택적으로 활용했을 때 더 높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문화예술 마케팅 믹스란 목표하는 문화예술 시장에서 주어진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품(Product), 가격(Price), 장소(Place), 판촉(Promotion), 사람(People), 물적 증거(Physical evidence), 과정(Process), 생산성과 품질(Productivity & Quality)이라는 8가지 요인을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전략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때, 주어진 예산으로, 목표하는 문화예술 시장에서, 문화예술 소비자(관객 또는 관람객)의 욕구와 특성을 파악해, 그에 알맞게 마케팅 믹스 전략을 수립해, 마케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는 실천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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