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서 인도 시장 진출 주문
   
▲ 마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도 총리 초청 한-인도 비즈니스 심포지엄'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

마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모디 인도 총리 초청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느리지만 또렷하게 우리말로 이같이 말했다.

모디 총리는 "한국은 인도의 진정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며,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인도 국민들의 꿈을 이루고 싶다"며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재계가 같은 꿈을 꾸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며 재계의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이번 방한을 포함해 12개월 만에 한국 재계 리더들과 세 번 만났으며, 구자라트주 총리 재임때나 지금이나 한국은 인도의 롤 모델"이라면서 "고향인 암다바드주에는 코트라 사무실이 6개나 있다"고 말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이어 "인도는 한국의 10대 교역국이고 한국 기업들에게 6대 수출 시장이며, 지난해 양국 무역규모는 215억달러를 기록했다"며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누적 기준 60억달러를 앞두고 있으며, 양국 교역규모를 2030년 500억달러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인도에는 12억5000만명의 국민이 있으며, 연간 경제성장률 7%를 토대로 1조원 규모의 경제규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서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변모하고 있고, 은행에는 120억달러가 넘는 저금이 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도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국가로, 자동적으로 승인받을 수 있는 비율이 90%에 달한다"며 "투자자에게 '레드카펫'을 제공하는 투자친화적인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60개의 '태양 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등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전기차 및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한국기업들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한-인도 스타트업 센터를 만들어 한국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 인도 시장 내 한국기업 현황/사진=미디어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나마스테"로 운을 띄운 뒤 "독립 이래 지켜온 민주주의 전통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수용하는 방식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동력"이라며 "세계은행(WB)은 인도를 2017년과 지난해 기업환경이 가장 개선된 국가 탑10에 뽑았며, 2년 연속 선정된 국가는 인도가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성 장관은 "인도는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내야 하지만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면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60여년 만에 제조업 전반의 펀더멘탈을 가진 국가로 성장한 한국은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간 협력 확대 방안으로 △한-인도 CEPA 개정협상 진전 △제조업 협력 강화 △미래지향적 협력을 꼽았다. 특히 제조업 협력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및 효성의 스판덱스 공장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디팍 바글라 인베스트인디아 사장이 인도 현황 및 한국기업의 인도 진출 성공사례를 발표했으며, 뭄바이 공항과 메투르 고속도로가 몇 년 만에 상전벽해한 사진을 보였을때는 청중의 감탄이 쏟아졌다.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은 "밝은 전망만 말해서는 '친구'를 부를 수 없으며, '불편한 진실'도 터놓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도는 중국 제품의 진입으로 무역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30% 이상이 행정 및 인프라 낙후로 사업이 어렵다고 호소한다"고 지적했다.

장 원장은 "2017년을 계기로 인도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는 이같은 현상이 역전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면서도 "한국이 어째서 중국이나 일본보다 인도에게 더 중요한지를 알아야 인도 측도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애로를 겪을 때 적극 해소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국기업은 생산을 중시하기 때문에 진출시 생태계를 조성하며, 중국과 베트남에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연구자로서 인도 회사들의 성장을 원한다면 한국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의 경제성장은 지도자 뿐만 아니라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공무원들의 헌신도 한 몫했다는 것을 인도 정부 관계자들이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권평오 코트라 사장을 향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박동휘 현대자동차 아중아지원실장은 현대차가 현재 인도 시장점유율 16%(2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4~5년 이내로 20여개의 차종을 인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소차·전기차·커넥티드카 등을 출시하고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 이를 통해 '토탈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공영운 한-인도 경협위원장·신봉길 주인도한국대사·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인도대사·이우현 OCI 사장 등 양국 기업 및 정부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아수데브 툼베 쌍용차 부사장이 인도 전기차 현황과 미래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