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이탈·보수 결집' 뚜렷해지며 지지도 최저치
고용대란·한국당 선전 맞물려 하락세 지속 전망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고용대란과 미북회담 결렬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도층 이탈과 보수층 결집이 뚜렷해지면서 15일 문재인정부의 레임덕이 본격적으로 임계점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얼미터가 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p)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3%p 내린 45.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3.3%p 오른 50.1%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부정평가가 50%대를 기록한 것과 데드크로스(역전)가 일어난 것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긍정·부정간 격차(5.1%p)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것도 이번이 최초이고, 더불어민주당(37.2%)과 자유한국당(32.3%) 간의 정당 지지도 격차(4.9%p)도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었다. 한국당은 4주째 상승하면서 2월 2주차 여론조사에 비해 지난 한달간 7.1%p 올랐다.

리얼미터와 함께 우리나라 양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의 경우 지난해 12월 18~20일간 조사한 결과에서 첫 데드크로스(긍정평가 45% vs 부정평가 46%)를 보였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 내용을 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됐고 그동안 문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여성층 마저 등을 돌렸다. 특히 여성 중 가정주부층의 부정평가가 63.6%로 긍정평가(29.5%)의 2배를 넘겼고, 중도층·30대·50대 하락폭 또한 3주째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악의 지표를 기록한 고용대란을 비롯해 미북회담 결렬로 인한 외교역량 의구심,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새 지도부의 선전, 20대 청년층의 이탈 고착화가 맞물려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 3월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미북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정부의 비핵화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증가했다"며 "새로 선출된 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보수층·중도층 일부의 기대감이 상승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이탈 원심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쏟아져 나오면서 불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 등 일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하거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될 경우, 여권의 지지율 하락세가 한층 탄력받을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 실패가 부각될 전망이다.

문재인정부 지지율의 발목을 잡았던 경제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제 강행 등 소득주도성장을 내려놓지 못하는 정부로서는 국정운영 핵심동력이던 '대북' 호재가 사라지고 실효성있는 고용 해법을 찾지 못해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은 문 대통령 집권 3년차다. 경제 침체가 전 정부나 야당 때문이라는 '남 탓'이 통하지 않는 시기다. 청와대와 여당이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의 변화를 무겁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