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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열발전소가 핵무기급 폭탄인가
정부조사연구단, 포항지진 원인으로 지열발전소 지목
지진 규모차 3.4…12만배 이상의 에너지 차이 설명 못해
승인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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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3-21 16: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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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나광호 기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의 원인으로 지열발전소를 지목하면서 포항시민 등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영구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연구단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열발전소 지열정을 굴착한 곳에 유체를 주입하면서 발생한 압력으로 미소지진이 순차적으로 발생했고, 이후 포항지진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의 조사결과는 지하 4km 깊이에 두 개의 구멍을 뚫고 한 쪽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고, 이를 지열로 가열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다른 쪽 구멍으로 꺼내 발전기 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지열발전의 원리상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지열발전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지열발전소와 진앙의 거리 및 해외 사례를 들고 있다. 실제로 진앙과 지열발전소의 거리는 1~2km였으며, 스위스 바젤과 미국 오클라호마에서는 지층에 물을 투입한 것이 지층에 스트레스를 주면서 지진으로 이어졌다. 스위스는 지열발전의 하나인 EGS 개발로 바젤 인근에서 두 차례 미소지진이 발생하자 이 방식을 영구 중단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도 셰일가스 추출을 위해 지하에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각각 2.7과 3.4 수준이었으며, 오클라호마의 경우 포항 지열발전소가 투입한 양의 1000배가 넘는 물이 들어갔다. 또한 지금도 미국·이탈리아·일본 등이 지열발전을 '에너지믹스'의 일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도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단의 주장이 맞다면 셰일가스 채굴을 위해 지하 3km 지층에 고압의 물을 쏘는 '프래킹 공법'을 시행하는 미국과 잦은 지진을 겪으면서도 지열발전을 늘리는 일본은 자살행위를 하는 셈이 된다.

이와 관련해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포항 지진이 해외에서 지열발전으로 인한 지진보다 규모가 크게 나타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아울러 지층에 투입된 물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기 보다는 동일본 대지진과 경주 지진 등으로 포항 지층에 쌓인 응력을 자극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연구단 역시 사전에 누적된 응력의 원인을 밝히지 못한 상태이지만 다음달 조사가 끝날 예정이며, 추가 연구 진행 예정은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완성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진의 주범을 지목한 뒤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진의 '스케일' 차이도 의문을 더한다. 포항지진 단층면 상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2.0미만으로, 15kg 상당의 TNT 폭탄을 떠뜨렸을 때의 폭발력 수준이다. 반면, 5.4는 500톤이 넘는 폭탄을 떠뜨려야 한다. 에너지와 리히터 규모의 관계식으로 계산하면 12만배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포항 지열발전소./사진=연합뉴스


지열발전소가 규모 5.4의 지진을 촉발시켰다면 지층에 물을 넣은 것이 핵폭탄급의 위력을 지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지난 2017년 단행한 제6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가 5.7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연구단이 처음 구성됐을 때는 지열발전소가 영향은 줬을 수 있으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진한 고려대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교수가 포함된 국내 연구팀과 스위스·독일·영국 과학자로 구성된 해외 연구팀이 지열발전소를 지목하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단의 활동을 보고 있으면 '인간이 배출한 CO2가 지구를 뜨겁게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오버랩된다. 이들은 지금이 1000년전보다 CO2 배출량이 많지만 지구 온도가 더 낮음에도 이같은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과 같은 이념편향적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그간 공포심에 휘말린 여론을 등에 업은 세력이 과학과 맞서면서 수차례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교포와 유학생 및 관광객들이 무수히 미국을 다녀왔음에도 벌어졌던 광우병 사태와 많은 이들이 성지순례 등의 목적으로 중동을 방문했음에도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외에도 △포르말린 참치캔 △사스 △신종플루 △사드 등의 사례가 있었으며, '4대강 보를 무너뜨리면 수질이 좋아진다'며 일을 벌였다가 농민들이 정부를 원망하기도 했는데 이번 사건이 그 리스트에 새로 등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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