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제3 인터넷은행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던 보험사들이 연이어 발을 뺐다. 포화시장인 보험업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듯 싶었던 보험사가 다시 제자리 걸음으로 돌아섰다.

일각에선 방카슈랑스의 모바일 버전인 '모바일슈랑스'에 걸었던 보험사들의 기대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 사진=미디어펜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전날 오후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 제3인터넷은행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해상은 토스와 청사진이 달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토스는 스타트업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제품과 고객 경험의 혁신에 집중한 유럽형 챌린저 뱅크를 계획한 반면, 현대해상은 보편적인 은행의 형태를 바란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계획하고 있는 모습은 기존에 자사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다른 사업모델”이라며 “신한금융의 토스뱅크 컨소시엄 불참 의사도 영향이 없진 않았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에 이어 현대해상도 발을 빼며 제3 인터넷은행을 검토했던 모든 보험사가 계획을 철수하며 잠시 새로운 먹거리 바람이 일었던 보험업계가 다시 잠잠해졌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13일 인터넷은행 참여여부를 놓고, 실무선에서 검토를 거친 끝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결정했다는 뜻을 전했다.

교보생명은 2015년에도 KT·우리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터넷은행 참여를 검토했으나 막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인터넷은행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회사 차원에서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들과 꾸준한 협업을 통해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고 관련 디지털 신사업들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당초 업계에선 보험사들의 제3 인터넷은행 러쉬를 두고 ‘모바일슈랑스’ 시장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보험사가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보험상품을 탑재하는 것”이라며 “포화시장인 보험업계에서 채널 다각화를 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2030세대 등 모바일에 특화된 고객들을 타겟으로 시장에 진출하려는 듯 보였다”며 “미래고객 확보차원에서 시장선점효과를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전부 발을 빼며 업계에서는 모바일슈랑스가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케이뱅크에서 처음 출시한 모바일슈랑스는 판매 1년 동안 가입건수가 약 2000건에 불과하며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는 아직 국내에서 모바일슈랑스 판매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며 보험사들 역시 교차판매 등의 전략에서 희망을 거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보험사들이 인터넷은행을 통해 금융상품 팔면서 보험상품도 파는 교차판매를 지향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최근 정부에서 정부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중금리 대출 공급에 초점을 맞추며 교차판매 전략에 힘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험상품은 비자발성 상품으로 모바일로 구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모바일슈랑스를 통해 출시될 수 있는 상품 역시 제한적이어서 아직까진 국내의 모바일슈랑스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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