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북한과의 핵 협상 구해내기 위한 시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추가 대북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한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썼다.

당초 미 언론 보도에서는 ‘오늘 발표가 이뤄졌다’는 모호한 표현에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제재를 지칭한 것인지, 재무부가 추가적인 제재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에 대한 혼선이 빚어졌다. 

다만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재무부의 첫 대북제재 관련 발표 뒤로는 추가제재 발표가 없었던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날짜를 잘못 말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한 것은 지난 14일 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검토를 선언한 지 8일 만이다. 따라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회담 이후 북미 교착상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에서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가기 위한 ‘달래기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비롯해 고립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제적 징벌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행정부 인사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핵 협상을 구해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월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V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