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원천…조직에 대한 긍정적 생각과 직업 만족도 높아야 상호 발전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구성원들은 직원이지만 단순한 피고용자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문화예술 마케팅 믹스의 8P 요인인 '사람(People)'에 해당되며, 안에서는 문화예술작품에 관련되는 일을 하지만 밖에 나가서는 기관이나 단체의 PR 활동을 전개하는 주역이다. 조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구성원들은 직업 만족도가 높고 조직의 발전에도 기여하게 마련이다.

현대 PR의 관점에서 보면,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구성원들은 단순한 직원으로 존재하지 않고 내부의 공중(公衆)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들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인상과 느낌을 주변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알리는 정보의 원천인 셈이다. 따라서 내부 구성원들은 문화예술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PR 요원이라 명명해도 크게 잘못된 표현은 아니다. 직원들을 PR 요원으로 만들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추세다.

구성원 PR의 핵심 목표는 직원들이 기관이나 단체에 대해 바람직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원 PR 프로그램을 개발해 조직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다. 직원들은 조직체를 구성하는 인적 자원의 핵심이자 생산 활동의 주체다. 기업의 조직과 마찬가지로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도 조직 구성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 구성원을 하나로 결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경영자와 구성원 사이에 쌍방 개방형의 실행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외국어대의 이유나 교수에 의하면, 실행 프로그램에 따라 구성원 PR의 목적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구성원 PR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구성원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고, 조직 활동에 대한 내규나 원칙 같은 경영 정책과 관련하여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구성원 PR은 구성원의 복지와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의 업적을 치하하고 독려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우수이론을 제시한 그루닉 교수의 저서 표지.(1992)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현대 PR의 주요 이론인 우수 이론(excellence theory)에서는 구성원 PR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그루닉(James E. Grunig) 교수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우수한 PR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에서는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과 쌍방 균형적인 소통을 하면서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고 했다. 즉, 균형적인 구성원 PR 활동이 직원들의 직업 만족도, 신뢰감, 충성도를 유발함으로써 조직의 효과성에 기여한다는 뜻이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어떤 경영자들은 구성원 PR을 조직의 경영관리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직원을 설득하는 수단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영자들은 대단히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보 내용이란 최고 경영자 등 5명만 만족시키면 된다"고 빈정대는 어떤 사보 편집자의 자괴감은 구성원의 소통 부재를 탄식하는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는 일면이다. 구성원 간 PR 활동에 있어서 일방적인 소통은 약이 아닌 독이 될 뿐이다. 서강대 신호창 교수의 지적처럼, 경영자와 구성원 간에 쌍방 소통을 지향하는 ‘개방 조직형’의 구성원 PR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이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경영자가 직원들의 고민과 속내를 이해해야 하듯이, 구성원들도 경영자의 경영 철학과 나름대로의 고충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적 책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구성원들은 대체로 보다 진취적인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들이 최고 경영자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인식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직무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러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장들은 직원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만족도를 어떻게 높여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내부 구성원들을 존중하며 적극적인 사내 PR 활동을 전개했을 때 직원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구성원들이 경영자에게 기대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즉, 경영자가 각자의 업무에 미칠 변화를 사전에 미리 알려 주고, 경영자의 직무 활동을 직원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구성원의 태도를 인지하며, 개방적이고 정직하게 직원들을 대하고, 고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기대감 같은 것이다. 또한 경영자로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춰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하며, 경쟁력 있는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역점을 두는 경영 방침 같은 것을 직원들은 기대할 것이다.

다시, 한국외국어대의 이유나 교수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했을 때 내부 소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순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경영자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목적, 목표, 계획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려 주었는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조직의 스캔들 같은 부정적이고 조심스러운 문제를 숨기기보다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인정했는가?

업무와 관련하여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 솔직한 쌍방향 소통을 하도록 항상 배려했는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발생한 일이나 의사 결정을 구성원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기 전에 경영진이 먼저 구성원에게 알려주었는가? 상사는 부하 직원의 발전을 위해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 내의 위치를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피드백 해주었는가? 경영자들은 늘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내부 구성원 PR에 성공할 수 있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내부의 소통 수준을 높이겠다며 임금 인상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소통 매체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서강대 신호창 교수는 내부의 소통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10가지로 정리했다. 즉, 통합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 혁신적인 인적자원 관리, 리더십 소통의 실행, 변화 관리 소통의 실행, 내부 마케팅의 활성화, 조직 문화 활성화, 열린 소통, 소통 능력의 배양, 사내 소통 채널의 다양화, 상향식 소통의 실행 등이다.

이밖에도 공중관계에 능통한 PR 전문가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고려해야 한다. 설령 PR 전문가가 임원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임원회의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결정 사항을 전해 듣는 경우와 현장에서 직접 경청하는 경우는 느낌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PR 전문가는 임원들이 내린 의사결정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야 하는 소통 전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PR 전문가를 의사결정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는 조직이 우수한 조직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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