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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탄생한 종교"…문화예술작품을 알리는 광고의 중요성
문화예술기관·단체 예산 효과 극대화 미디어 믹스 전략 구사해야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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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3-29 10: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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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지난 1963년 미국마케팅학회는 광고의 개념이 "명시된 광고주가 유료로 아이디어와 제품 및 서비스를 비대인적으로 제시하고 촉진하는 일체의 형태"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는 오랫동안 마케팅 관점에서의 광고의 개념을 대표해왔다.

여기에서 '비대인적'(非對人的, non personal)이란 의미는 전달하고자 하는 상품 메시지가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일 대 다수로 전달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광고 메시지가 인적 판매나 입소문처럼 일 대 일로 개인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광고에 대한 1963년의 전통적인 정의는 스마트 미디어 환경과 맞지 않고, 광고 기능의 변화와 달라진 소비자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론도 제기되었다. 즉, 광고주가 명시된 광고가 대부분이지만 현대 광고에서는 광고주가 명시되지 않은 광고 형태도 있다.

대중매체를 활용해 비대인적으로 전달되는 광고도 많지만 각자의 스마트폰에 개인적으로 전달되는 광고 형태도 있다. 비용을 지불하는 유료 광고가 대부분이지만 공익광고 같은 무료 광고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 설득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광고의 최종 목적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세세한 단계별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도 반영되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내용을 알리는 메시지가 광고에 나타나야 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 내용을 알리지 않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려는 광고도 증가했다는 뜻이다.

광고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의 한계를 보완하고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광고의 새로운 정의가 제시되어 광고학계의 포괄적인 동의를 얻은 바 있었다. 즉, “광고란 광고 주체가 수용자를 설득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위해 미디어를 활용해 아이디어와 상품 및 서비스 내용을 전달하는 단계별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는 정의가 그것이다.

기업에서는 보통 상품과 브랜드를 팔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할 수 있지만,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같은 비영리 기관에서는 비용을 써가며 광고를 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그래서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비용이 드는 광고를 하기보다 PR활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유료의 광고는 무료의 PR과는 다른 고유한 기능이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예산이 있다면 광고비 자체를 겁내기보다 주어진 예산 내에서 광고를 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오페라호주의 텔레비전 광고 ‘투란도트’ 편 (2016).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예를 들어, 오페라호주의 텔레비전 광고 '투란도트'편(2016)을 보자. 흑백 화면에 오페라호주를 자막으로 알리는 첫 장면으로 광고가 시작된다. 오페라하우스 전경이 멀찍이 보이고 굉장한 규모의 야외 수변 무대가 한 눈이 들어오는 순간, 푸치니 작곡의 원작에서처럼 다단조의 강렬한 서주(序奏)가 울려 퍼진다.

남주인공 칼라프에 이어 여주인공 투란도트 공주가 등장하고 장엄한 무대가 펼쳐진다. 류와 티무르의 슬픈 사연과 함께 칼라프가 다시 공주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공주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투란도트(Turandot)>를 단 하룻밤만 공연한다는 내용을 알리며 광고가 끝난다.

1956년에 창립된 호주오페라단(Australian Opera Company)은 1996년에 오페라호주(Opera Australia)로 이름을 바꿔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페라호주는 시드니항의 '한다오페라(Handa Opera)'를 호주를 대표하는 오페라 공연으로 키워냈다. 오페라호주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는 물론 고층 건물을 배경 삼아 오페라 무대를 시드니항 위에 떠있게 설계했다.

수백 개의 숨겨진 스피커를 통해 음악 소리가 청중에게 울려 퍼지도록 사운드 셸(shell)을 갖추고 '한다오페라' 시리즈 공연을 이어갔다. 2012년의 <라 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2013년의 <카르멘>, 2014년의 <나비부인>, 2015년의 <아이다>, 2016년의 <투란도트>, 2017년의 <카르멘>, 2018년의 <라 보헴>에 이르기까지 오페라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그때마다 작품을 알리는 광고를 해서 공연장이 만석이 되도록 했다. 이처럼 예산이 충분할 때는 광고를 해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 예고 광고 (2018).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은 2018년 12월 27일의 청주관 개관을 앞두고 지역의 케이블TV에 광고를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1986년의 경기 과천, 1998년의 서울 덕수궁, 2013년의 서울 소격동에 이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네 번째 관인데, 수도권 밖의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오랫동안 담배 만드는 연초제조창으로 쓰였던 곳을 미술관으로 바꾼 탓에 한국판 테이트모던(영국 런던 소재)이라고도 했다.

이 미술관은 국내 최초로 유리창을 통해 작품을 관람하고 수장고에 직접 들어가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를 운영했다. 이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미술 은행 작품, 정부 미술품을 비롯해 앞으로 11,000여점의 작품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한다. 개관을 앞두고 집행한 광고는 문화예술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감을 환기하는데 확실한 영향을 미쳤다.

문화예술작품의 촉진 활동에서 광고의 영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만 광고 예산이 충분할 때 그렇다는 뜻이다. "오도(誤導)하는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이 광고의 유일한 목적이므로 안내 광고 이외의 모든 영업 광고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의 견해는 오늘의 현실에 비춰보면 틀렸다.

프랑스의 광고학자 로버트 퀘렝(Robert Querren)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산소, 질소, 수소, 그리고 광고로 이루어졌다"고 했을 정도로 광고를 중시했고, 미국의 문화사학자 자크 바점(Jacques barzum)은 광고를 "20세기에 탄생한 종교”라고 치켜세웠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광고 활동을 전개하면 메시지 내용은 물론 메시지가 미디어에 노출되는 과정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주어진 예산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미디어 믹스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해야 한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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