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인증하는 각도·구도에 따라 오차 발생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펫보험 시장이 확대되며 보험업계에서 반려동물의 ‘비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보험사들이 펫보험의 도덕적해이를 막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며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비문을 택한 것이다.

반면 업계 전문가들은 비문 인식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반려견보험에 '비문 인식' 도입을 추진한다.

비문은 코의 무늬로 사람의 지문처럼 반려견의 개체를 식별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화재와 DB손보는 올해 초 핀테크 기업 핏펫과 '모바일을 활용한 반려견 비문 인식 솔루션 도입'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삼성화재는 올해 하반기 반려견의 비문 인식을 통한 보험 가입 및 청구 시스템의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한다. 

반려견보험에 가입할 때 스마트폰으로 비문을 찍어 등록하고, 나중에 진료 등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때 비문을 찍어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반려견보험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등록견 진료 같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소지를 차단하려는 해결책으로 비문을 택한 것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문 인식을 통한 보험 가입 시스템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혜원 건국대 동물복지연구소 박사는 “반려동물의 개체 인식이 돼야 펫보험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다만 비문을 통한 인식이 정확도가 높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준원 한국반려동물보험연구소 소장 역시 펫보험의 비문 인식 도입에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그는 '복합인증'을 새로운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반려동물식별을 위해 △즉시성 △간편성 △경제성 △정확성 △보편성 등을 확인해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비문 인식은 이 가운데 간편성과 즉시성을 띄고 있지만 정확성에선 여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소장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비문인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며 “비문은 사진을 찍는 각도와 구도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비문보다 합리적인 ‘복합인증’ 연구를 통해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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