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제외하고 다른 지역 '올스톱' 위기
어떤 대책이든 결국 1조3000억 국민혈세 퍼주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문재인정부가 주 52시간제를 강행하면서 오는 15일부터 (단체협약에 합의한 대구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버스 2만여대가 총파업으로 멈추는 버스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버스노조 요구는 크게 두가지로, 근무시간 단축으로 필요한 인력 충원 및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감소한 임금의 보전이 꼽힌다.

정부는 버스노조에게 '직접적인 재정지원에 법적인 제약이 있다'며 요금 인상 및 준공용제 등을 제안하고 나섰지만, 어떠한 해법이든 매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더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쟁의를 신청한 전국 245개 버스노조는 핵심 요구사항으로 5~30%의 임금 인상을 비롯해 근무시간 단축을 내걸었다. 이에 정부는 총파업 이틀 전인 지난 13일에서야 노조측 요구로 비공개면담을 가졌고, 당정은 파업 전날 잡았던 관련 회의마저 연기해 논란을 키웠다.

정부는 지역별 요금 인상을 주된 해결책으로 내놓았지만 지자체들은 국민들 물가 부담에 직결하는 요금 인상에 여론 악화를 들면서 부정적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14일 오후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을 불러 대응 점검회의를 갖지만 주 52시간 강제 적용이라는 근본 원인을 타개할 대책을 세우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주차장에 시외버스들이 멈춰있다./사진=연합뉴스

지역별 각 노사간 협상과 지방자치단체 조정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힌 정부는 고용기금을 통한 임금지원 확대 및 광역버스 노선 준공영제 도입 등 추가지원 방안을 전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또한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라 논란의 여지가 크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부터 당장 300인 이상 버스업체 35곳에서 7343명이 부족하고, 내년 1월부터는 185개 업체에서 운전기사 7613명을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정부가 대안 중 하나로 내세운 준공영제 확대 또한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꼽힌다. 일례로 서울시는 지난해 5402억원을 들여 서울 시내버스 적자를 메꾸었다.

준공영제는 국민세금으로 버스업계 적자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벌써부터 국고를 보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52시간제 도입 후 버스업계에 준공영제 평균임금을 적용할 경우 전국적으로 연간 1조3433억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이는 인건비만을 고려한 계산이고, 운영비와 연료비 등 고정비를 더하면 더 늘어난다.

'노선버스는 지자체 소관'이라며 팔짱을 끼고 있던 정부가 총파업이 현실로 닥치자 뒤늦게 요금 인상과 지원안을 내걸고 노조 달래기에 나섰지만, 정작 여기에 들어가는 국민 세금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