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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낙제점…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D학점' 이유 있었네
2년 연속 D등급…이사장 바뀌고도 변화 없어
올해까지 12조 넘게 쓰고도 소상공인 줄폐업
김영훈 "소진공, 조직 자체가 위기의식 부재"
승인 | 박규빈 기자 | pkb21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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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6-23 09: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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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경영실적 평가에서 A~E 중 '낙제점'인 D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상황이 가뜩이나 어려운 가운데 지원단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존재 이유에 대한 필요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23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20일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한 결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3개 중 기술보증기금 A등급,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B등급으로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은 반면 소진공은 평가 결과 D등급을 받았다.

   
▲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사진=기획재정부


평가등급은 △S등급(탁월) △A등급(우수) △B등급(양호) △C등급(보통) △D등급(미흡) △E등급(아주 미흡) 등 총 6단계로 이뤄져 있다. 

평가대상 128개 공공기관(공기업 35개·준정부기관 93개) 중 E등급은 대한석탄공사 한 곳 밖에 없고, 소진공이 '뒤에서 2등'으로 사실상 꼴찌를 기록했다. 대학교 학점으로 치면 4.5 만점 기준 1점으로 '낙제점'인 셈이다. 이 같은 평가가 내려진 기관은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 사항을 점검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소진공의 내년도 예산 편성에 경영실적평가가 반영된다. 

소진공이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아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기재부의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에서도 소진공은 D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 D등급이나 E등급을 받을 경우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른다. 하지만 현임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은 올해 4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기관장 재임기간 6개월 이내엔 해임건의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평가규칙에 따라 인사조치대상이 아니다.

청렴도에서도 소진공은 꼴찌를 달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 따르면 소진공은 최근 3년 간 1~5등급 중 4 내지 5등급을 받아 부패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퇴임을 앞뒀던 김흥빈 전 이사장에게 직원 두 명이 황금열쇠를 선물한 후 인사 등 핵심 보직으로 승진하는가 하면 출장비를 부당수령하는 등의 부정행위가 있기도 했다.

방만경영과 임직원들의 성추문도 도마에 올랐다. 소진공은 2016년 말 자산취득비조로 나온 일반운영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6000여만원어치의 집기류를 일반운영비로 구입하는 등 부적절한 예산 집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또한 여직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평가하거나 남자친구와의 사적 관계를 묻는 등 성희롱 및 성추행을 저질렀음에도 팀장급 직원이 승진 발령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진공의 상급기관인 중기부가 부랴부랴 기관 주의조치와 관련 직원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정직 1~3개월 등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고 말았다. 소진공 조직 자체가 썩어 '폐급 기관'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더불어 소진공이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소진공은 2014년 시장경영진흥원과 소상공인진흥원을 통합해 시장상인·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탄생한 조직이다. 통합 이후 지난해까지 소상공인들을 위해 9조8552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썼고, 올해도 약 2조5000억원을 주무르는 '미니 매머드급'기관임에도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 조직임에도 존재감이 없어 존재할 이유가 하등 있느냐는 지적이다.

   
▲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미국 뉴욕으로 보내준다는 내용의 제로페이 홍보 포스터/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 뿐만이 아니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올해 4월과 6월,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는 '관제 스타트업'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일본과 미국 뉴욕으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 12일 미디어펜의 취재 결과,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제로페이에 책정된 예산은 총 60억원이지만 자체예산으로 (제로페이 이용자를 추첨해) 해외 여행을 보내준 바 없고, 케이콘(KCON 2019)을 개최한 CJ E&M이 소진공에 5억원을 기부금조로 냈고, 소진공이 항공권과 숙박권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당시 CJ E&M 홍보실 관계자는 "소진공에 5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한 건 사실이지만, 어려운 사정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함이었다"며 "기부금의 용처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CJ E&M이 순수한 의도로 소진공에 출연한 기부금 5억원 중 일부를 소진공이 항공권과 숙박권을 구입하는데 썼다는 말이 된다. 기부금 출연 취지 훼손 및 유용 논란과 함께 제로페이 이용자 추첨을 통해 외국행 항공권과 숙박권을 주는 것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돕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느냐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하는 것은 해임건의·성과급 등 인사조치와 직결돼있는 문제"라며 "경영평가 점수에 개의치 않는다는 건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망하지 않는다는 위기 의식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김 실장은 "소진공 이사장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 점수가 계속 하위권을 맴도는 건 조직 내부의 개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소진공은 기재부 채점 기준과 국민 눈높이 수준에 만족할만한 조직 쇄신안을 내놔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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