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흑자전환, 하반기 가능"…SK이노 "2021년 예상"
일본 수출규제 포함시 타격…소재 수입선 다변화 난항
[미디어펜=나광호 기자]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배터리 등 2차전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올 상반기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향후 흑자 전환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전지부문의 상반기 누적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3조6595억원, 27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와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영업이익이 4560억원 급감한 것이다.

1분기엔 자동차·IT 분야가 계절적 비수기로 출하량이 감소했으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로 손실 충당금을 비롯한 일회성 비용이 1200억원 소요되면서 147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2분기는 △자동차전지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 △신규 생산라인 수율 안정화 지연 △ESS 사업 비경상 손실 등으로 12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ESS 화재로 인한 충당금은 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24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4분기엔 폴란드 전기차배터리 공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며 "ESS 수익도 회복, 전지부문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도 올 상반기 총 15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1분기 영업손실은 869억원으로, 재고 관련 손실 감소와 제품 샘플 비용을 비롯한 운영비 절감 등에 힘입어 전분기(1107억원) 대비 238억원 축소됐다. 2분기(671억원) 역시 같은 현상이 벌어지면서 1분기 대비 198억원 줄어들었으나, 적자 행진은 지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을 2021년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수주 물량 증가에 따라 현재 헝가리(17GWh)·중국(7.5GWh)·미국(9.8GWh) 공장 신·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중 헝가리 1공장과 중국 공장은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SK이노 국내외 전기차배터리 생산거점 현황/사진=SK이노베이션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압박에 따른 '저가수주' 논란이 불거지는 등 전기차배터리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9일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전지부문 흑자전환 시기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5월27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3~5년 내에 전기차배터리 가격경쟁력이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과 경쟁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차량 시장이 결국 전기차 중심으로 변화되겠지만, 빨라도 2030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전기차배터리 소재가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으로 꼽히는 것도 언급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해 "일본의 전기차배터리 소재 수출규제 영향은 제한적으로 예상되지만, 규제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파우치필름'을 국내 제조사에 발주하는 옵션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DNP·쇼와덴코가 글로벌 파우치필름 시장의 70~80% 가량을 장악하고 있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이들로부터 상당량을 충당하고 있어 생산차질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도 "한국·중국 파우치 제조업체들의 공급량과 품질수준은 일본 업체들의 과점을 깨기 어려우며, 중대형 배터리의 경우 대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다음달 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며, 통과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서명을 거쳐 21일 뒤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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