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찰 위성 8개·조기경보 통제기 22대 보유…이지스함 8척·한반도 전문 감청소 11개 운용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연장 종료에 대해 청와대는 그간 일본으로부터 받은 정보가 많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는 60년간 전쟁을 안했으니 군대가 필요 없다고 하는 것과 같은 주장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3일 서울 서대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지소미아 파기와 한·미·일 동맹' 토론회에서 "일본은 한·미·일 중 가장 많은 정찰 위성(8개)를 갖고 있으며, 공중 조기경보 통제기도 22대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일본은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이지스함 8척과 감청기지 19개소를 운용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 자산이 가장 많다"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전력이 고도화되는 시점에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 지소미아"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소미아 연장 종료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도 훼손하겠다는 것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그만둘 수 있다는 의지의 발로가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지난 2일 미군 해안조사선이 대만 해협을 조사하고 미 7함대가 대만을 정례적 항로라고 밝히는 등 방어선 변경 의사를 드러내면서 '제2 에치슨 라인'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이 베트남 앞바다에서 동남아 10개국과 합동 해양군사훈련을 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꼽히는 라오스·미얀마를 순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 대표는 외교부 차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초치한 것과 관련해 "그는 미국이 이례적으로 임명한 장관급 인사로, 예정됐던 각종 국내행사에 불참하는 등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연일 한국의 조치를 비난하고 우려하는 논평을 쏟아내는 등 한미동맹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유린하고, 사상 최초로 러시아 전투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며 "북한을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고 있고, 미국 마저도 북한 단거리 미사일은 괜찮다고 말하는 등 우리 안보가 '5면초가' 상태에 빠졌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미국이 동맹을 맺을지 평가하는 기준으로 △이념적 부합 △전략적 가치 △주적의 존재 △미국이 수행하는 전투 동참 여부 △방위비 분담 등 경제적 문제 등 다섯 가지를 꼽은 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는 이같은 기준에서 급격히 이탈하고 있으며, 지소미아 사태는 이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 3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지소미아 파기와 한·미·일 동맹' 토론회에서 (왼쪽부터)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청와대는 '국익이 중요하지 동맹이 중요한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이는 바보 같은 주장"이라면서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에서 나오고, 핵을 가진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선 동맹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신 센터장은 "방위비분담금과 관련해 우리가 50억달러를 내야 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으나, 한미상호방위조약(소파·SOFA) 조항을 보면 실제로 우리가 내야할 금액은 20억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분담금의 70% 가량이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군 인건비 및 장비를 정비하는 기업들의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대미 흑자는 247억원으로, 국부 측면에서 보면 한미관계 개선을 통해 흑자 폭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입장에서 좋은 상대는 아니지만 중국의 시진핑, 북한의 김정은, 일본의 아베 등 주변국을 보면 그나마 우리에게 힘을 줄 국가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지소미아 연장 종료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향점이 한미 동맹 대신 '민족 공조'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략구도로 보면 한·미·일 자유 동맹 대신 북·중·러 전체주의 동맹을 선호한다는 의사 표시"라고 질타했다.

신 본부장은 "지소미아 연장 종료의 정착점은 반미로, 실제로 일본 보다 미국이 더 화를 내고 있다"면서 "한국 입장에선 안보 핵심 플랫폼인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조국 게이트' 관심 전환을 유도하고 총선 및 남북 평화 쇼 등을 노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이슈는 한국이 '에칭가스'를 대량으로 수입한 것에 대한 일본의 질문에 우리가 제대로 답하지 않은 영향도 있다"며 "일본산 제품에 품질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반품한게 결정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태국과 지소미아를 체결한 것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대중국 경제 의존도 감소라는 면에서 아시아 국가와의 협럭이 중요하다"면서도 "중요도를 놓고 보면 가죽신 버리고 짚신 신는 격으로, 일본과의 지소미아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함박도 문제에 대한 질문에 신 본부장은 "북한은 굳이 그곳에 포를 설치하지 않아도 인천공항을 포격할 수 있다"며 "한국의 영토 수호의지를 시험한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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