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부터 '소비자보호' 강조했는데…대규모 손실사태 어쩌나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당국이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등 파생금융상품 대규모 손실사태를 기점으로 은행권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과 은행장 간담회가 국정감사 직전 진행되며 어떠한 대화가 오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사진=금융감독원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윤 원장은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는 은행연합회가 요청해 마련된 자리로 매주 네번째 월요일 진행되는 정기 이사회 종료 후 비정기적으로 경제·금융권 주요 인사를 초청해 회원 은행장과 만찬을 한다. 

이날 간담회장에서의 DLS·DLF 대규모 사태가 주로 논의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취임 초기부터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입장에선 역린을 건드린 것과 같은 사태이기 때문에 윤 원장이 은행장들을 상대로 어떠한 메시지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선 지난 19일 윤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은행이 고위험 상품을 파는 것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위와 종합적으로 검토해 좋은 해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며 소신을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취임사를 통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불합리한 금융관행 등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금융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선진화하겠다"며 "DLS 등 파생금융상품과 관련해서는 관련 제도를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판매규제 강화 등 필요한 제도개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간담회에 앞서 금융당국의 눈초리를 의식한 탓인지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간담회 당일 오전 DLS·DLF 대규모 손실사태에 대해 "분쟁조정 절차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며 공식입장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그는 "고객 보호를 위해 법령 등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책임있는 자세로 다각도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개편 방향을 '고객 케어' 강화로 설정하고 평가제도 전면을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어떤 얘기가 오고갈지 전망할 순 없지만 이번 DLS·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검사를 잘 따르고 있다"며 "향후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도 겸허히 수용해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상품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에 연계된 것으로 지난 19일 첫 만기를 맞았다. 첫 만기를 맞은 펀드 잔액은 131억원으로 60.1%의 손실이 확정됐다. 

이어 오는 24일에는 우리은행 두 번째 독일 국채 10년물 연계 DLF 상품이 만기일을 맞는다. 해당 상품의 손실률은 -63.2%로 확정됐다. 판매 잔액은 240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 DLF는 26일에도 만기가 돌아온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오는 25일을 시작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미국과 영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 상품(10억원 규모)의 손실률은 -46.4%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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