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으로 인하하며 보험사와 카드사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험사는 운용수익률 하락에 따른 역마진이 크게 우려되고 있으며,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줄어든 수익성에 대출 이자 수익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여 각 업계 모두 기준 금리 인하로 인해 하반기 실적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앞서 지난 7월 18일 1.75%에서 1.5%로 내린데 이어 3개월만이다.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운용수익률 하락에 따른 역마진 파동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는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 비중이 높다 보니 금리가 떨어지면 자산운용수익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특히 연 5% 이상의 금리를 약속한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4%나 급감했다.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더욱 악화된 실적이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 역시 금리에 따라 내려가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굴려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이에 일부 생명보험사는 예정이율 하향 조정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정이율을 크게 낮추면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문제가 있어 보험사들 사이에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하락은 보험사들의 울고 싶은 마음에 뺨을 때린 격"이라며 "예정이율 하향 조정과 관련해선 눈치싸움이 한창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도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린 분위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에 잔뜩 먹구름이 낀 와중에 대출금리마저 하향 조정된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조달금리는 낮아지는 등 긍정적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그만큼 대출 이자율도 하향 조정해야만 한다.

카드사들은 대출 이자율이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면 하반기 당기순이익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된다고 하더라도 조달금리 변동에 즉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업황에 대출 이자 수익까지 줄어든다면 하반기 실적은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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