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없는 '호봉제' 고집하면…경쟁력 '악화일로'
완성차 업계…노사 간 합치·화합 위해 힘써야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세계 7위 경제 강국인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경쟁력 부문은 51위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노사 간 협력은 최하위권인 130위 수준에 머물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연구실장은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주관한 ‘자동차선진국과의 노사관계 비교평가’ 발전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연구실장이 ‘자동차선진국과의 노사관계 비교평가’ 발전 포럼에서 토요타의 위기 극복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실장과 김태기 단국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진행했고,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 이승길 아주대 교수, 김강식 항공대 교수, 김영완 경총 본부장, 하영철 금속노조 정책국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연구 실장은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토요타’의 위기 극복 사례를 제시하며 국내 상황과 비교 분석했다.

김 실장은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2000년대 초 저렴한 일본차의 유럽 진출로 공장 생산량이 40% 수준으로 급감하자, ‘독일 주 정부·노조·경영진’이 일자리 지키기에 공감하고 합의를 이룬 뒤 임금 20% 삭감·근로시간 20% 증대를 기반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 토요타의 경우 지난 1951년 노사 충돌 발생 이후 종업원 10%가 정리 해고되고 창업자를 포함한 경영진이 사퇴하는 어려움을 겪고 난 후, 1962년 ‘노사선언’을 통해 회사는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생산성 향상에 기반을 둔 노동조건 개선 선언을 이뤄내 현재까지 ‘무분규·무파업’ 상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성과와 연관 없는 ‘호봉제’ 운영을 고집하고 있으며, 매년 협상에서 성과급을 투쟁하는 비생산적인 노조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임금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탓에 국내 완성차 업계는 경쟁업체 임금 수준을 추월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발제의 결론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파업 진행 시 찬성 여부를 조합원의 2/3 이상이 동의했을 때 만 파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쟁의행위 규정이 바뀌어야 하고, 선진국과 동일하게 파업이 진행 중이더라도 대체 근무가 가능한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사불신, 노동력 저활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의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모순과 갈등의 원인은 노동 적폐에 있다고 경고했다. / 사진=미디어펜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사불신, 노동력 저활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의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모순과 갈등의 원인은 노동 적폐에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김 교수는 “독일의 경우 노동 적폐 해소, 노동 혁신 성공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며 “노사의 합의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추가로 김 교수는 “국내에서 노동조합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 노동자는 대기업 등 규모가 큰 기업이며, 그들은 고임금을 받으며 노동조합의 이권까지 누리고 있어, 고용보장이 어려운 대부분의 중소기업 근로자와 취업 취약 계층과의 소득 격차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기본권 개념을 재정립해 시스템을 바꿔야 하며, 노동기본권 혁신을 통해 고용안정을 이뤄야 한다”며 “생산성과 임금을 연계하고, 노동 상황을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근로자 90%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며, 비정규직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고 천정부지로 임금이 올라가고 있는 공공부문 임금 고용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노사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미디어펜


오늘 포럼을 주관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이번 발전 포럼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며, 노사가 지혜를 모으는 긍정적인 기회가 돼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 산업의 방향이 예측 불가기 때문에 능동적인 대처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