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0.2달러…마이너스 행진 탈출
"수익성, IMO 본격시행 따라 개선" vs "BEP 회복 쉽지 않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제마진이 3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가운데 정유사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2달러로, 전주 대비 1.1달러 증가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 △수송비 △운영비 등을 제외한 중간 이윤으로, 정유부문 수익성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BEP)는 4~5달러 수준이다.

올 7월부터 정제마진은 대체로 이를 상회하고 있었으며, 특히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이 피격당했을 때는 주간 정제마진이 1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중 경제전쟁, 세계 경기 둔화, 미국·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제품 수급이 악화되면서 10월 셋째주부터 8주 연속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 정제마진 추이/자료=KB증권


일각에서는 중국이 석유제품 품질 강화를 위해 노후 설비를 폐쇄시 수급 균형이 개선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앞두고 저유황유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PIRA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내년 이후 일일 350만배럴에 달하는 선박용 고유황유 중 200만배럴이 저유황유 또는 선박용 경유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체들도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구축에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3월부터 울산CLX 내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통해 일일 4만배럴의 저유황유를 양산할 계획이며, △에쓰오일(잔사유 고도화 설비·RUC) △GS칼텍스(고도화 설비) △현대오일뱅크(솔벤트 디 아스팔딩·SDA)도 고부가제품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한 실적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출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정유업계는 내년초 시행될 IMO 2020 규제에 맞춰 저유황 연료유 공급과 수출국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 국가 수출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일고 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이 류스진 박사(중국 인민은행 정책 고문)가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부터 2025년까지 중국 경제성장률을 5~6%로 예상했다고 보도하는 등 5%대에 머물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국내 석유제품 최대 수출국으로, 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대중국 비중은 19.5%로 집계됐으나,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투자에 매진하고 있으나, 아스팔트 수출량이 21% 줄어든 것이 언급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했지만, 모집자금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과 지난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일일 50만배럴 추가 감산 가능성이 불거졌음에도 국제유가에 큰 변동이 없었다는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각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고, 전기차 보급 확대 등도 석유제품 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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