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젊은 감각 살려 움직이는 광폭행보 눈길
프랑스 수소위원회→스위스 다보스포럼行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공약한 'V자 반등'을 성공시킨 것에 이어 연초부터 글로벌 현장경영에 몰두하며 노력중이다. 

2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손에 쥔 카드는 '미래 전략'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국제가전박람회(CES)를 시작으로 3주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넘게 날아다니며 미래차 시장 선점을 추진 중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 현장에서 미래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 공동회장 자격으로 참석, 수소 사회 구현을 향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총회 인사말을 통해 "미래 수소 사회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 수소산업 분야별, 단계별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속해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미래 기후 비상사태와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3가지 해법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수소 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일본 토요타와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일본 토요타가 거대시장 중국을 겨냥해 수소전기차 저변확대를 노리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영역을 넘어 파워플렌트와 선박, 열차까지 수소 동력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미래전략 신호탄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시작됐다.

그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공언하며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공개했다. 자동차 기업에서 벗어나 '자동차 이동 서비스'를 추구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직원들과 겪이 없이 대화하는 타운홀 미팅과 함께 신년사 등에서 밝혀왔던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구체화 한 비즈니스 모델이 이번에 발표한 내용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인간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개하고 활동범위를 지상에서 하늘로 확장하고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을 약속했다.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은 △UAM △PBV △Hub다. 이는 공유경제에 기반을 두고 공간까지 공유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미래산업 모델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앞줄 가운데 오른쪽)과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앞줄 가운데 왼쪽)을 비롯한 수소위원회 회원사 CEO들이 20일(현지 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연례 'CEO 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를 통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동시간을 단축시켜 도시간의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CES는 시작점에 불과하며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ES에서 이같은 목표를 밝힌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프랑스 수소위원회와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에 잇달아 참가하며 또 다시 유럽을 왕복한다. 

약 3주 동안 그의 비행거리만 따져보면 지구 한 바퀴(약 4만2000여㎞)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이런 글로벌 행보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차는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국제콩쿨(MWC)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커넥티드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올해 '북미 올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이틀을 거머쥔 기아차가 본격적인 유럽 시장 확대를 노리는 만큼 이번 행사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부회장 시절부터 현대기아차의 중요안 안건을 주도적으로 진행해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해나가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에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패밀리카와 소비자들이 많이 타던 차량에만 관심을 보였던 현대차그룹이 N브랜드 론칭을 통해 고성능 차량을 출시했고 고급차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달성했다. 또 전기차 하이퍼카를 만드는 리막 오토모빌리와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중이다. 

이런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선대의 현장경영과 품질경영 등을 자신만의 색깔로 진화시켜 직원들과의 격이 없는 소통이 가미된 리더십을 발휘하며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을 진일보된 형태로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경우 글로벌 양적 성장이 치열한 시기에 '품질경영'과 '현장경영'을 앞세워 주요 생산거점을 점검하는 일이 많았다"며 "반면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과 새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