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지난해 영업익 1조163억원…3년 만에 '1조원' 클럽 복귀
국민연금, 효성그룹 지분 10.0% 보유…반대표 행사시 실효성 의문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사진=효성그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일부의 반대 움직임과 관련,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은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사내이사 임기만료를 앞둔 조 회장의 재선임 반대 시위를 벌였다.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배임·횡령 이사의 이사직 상실 등을 포함하는 정관변경 주주제안 및 독립적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비롯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 회장은 지난해 9월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2차 공판기일은 다음달 25일로 잡혔다. 

그러나 1심 법원이 갤럭시아일렉트로닉(GE)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리고, 미술품 거래 역시 객관적 액수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조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벗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효성그룹의 기업가치가 일명 '오너리스크'로 인해 큰 손해를 입었다는 지적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의 영업이익 총합은 1조16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들 중 연결재무제표 기준 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과 중국 및 동남아 등에서 진행된 설비 신·증설 △자급률 확대를 통한 한국산 제품 대체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탄소섬유·아라미드섬유 등 '슈퍼섬유' 및 신사업 폴리케톤 판매량 증가로 다운사이클을 타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 효성그룹 주가 추이/사진=네이버 금융


효성그룹의 최근 10년간 주가 역시 기업가치 훼손 주장에 의문을 들게 한다. 효성그룹의 주가는 2011년 1월말 5만4000원 수준에서 2012년 중순 2만6453원까지 떨어진 뒤 4만원 전후를 오갔다.

이후 2015년 중순 7만~8만원선으로 높아진 데 이어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10만5000원을 돌파했으나, 분할 상장을 전후해 4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말 7만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최근 지난해 연간 실적이 발표된 이후 7만5000원대로 회복했다.

업계는 지금까지의 국민연금의 행보로 볼때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낮으며, 설령 행사한다고 해도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효성그룹 지분의 10.0%를 보유했으나,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 54.72%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연금사회주의'를 야기해 기업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민간 활동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국면에서 관치 강화는 국내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선호를 감소시켜 이들에게 투자한 국민연금의 수익성 제고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