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푸르덴셜생명, KB금융·MBK·푸본그룹 3파전
4수생 KDB생명, 올해도 뒷전으로 밀리나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엔 KB금융그룹, MBK파트너스(사모펀드)에 이어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이 뛰어들며 불꽃튀는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업계에서 함께 매물로 나온 KDB생명 인수전엔 파리만 날리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알짜매물이 쏟아지는 보험업계에서 매각 4수생인 KDB생명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해 산업은행의 발등에 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푸르덴셜타워/사진=푸르덴셜생명 제공


'알짜매물' 푸르덴셜생명, KB금융·MBK·푸본그룹 3파전…우리금융 본입찰 참가할까?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마감된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 참가자들은 실사에 들어갔다. 이번 실사에는 예비입찰에 참가했으나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푸본그룹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예비입찰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는 KB금융, 재무적투자자(FI)로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 푸르덴셜생명은 최대 3조원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푸본그룹은 2015년 3000억원을 들여 푸본현대생명 지분 48%를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2018년에는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유상증자)해 지분 62%를 확보하며 푸본생명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푸본그룹은 우리금융 지분 4.0%를 4000억원에 사들인 과점주주이기도 해 우리금융과의 제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MBK는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ING생명을 인수한 후 신한금융지주에 오렌지라이프를 판매해 2조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푸르덴셜생명도 업계에서 ‘알짜’로 정평이 나있는만큼 미래투자가치를 생각한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확장에 적극적인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인수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못했지만 지난 롯데카드 인수전과 같이 본입찰에 MBK 등과 함께 손을 잡고 컨소시엄으로 나설 확률이 가장 큰 잠재적 매수자로 전망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리딩뱅크’ 탈환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지난해 리딩뱅크를 거머쥔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반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 사진=KDB생명


10년째 4수생 KDB생명, 알짜매물 쏟아져 올해도 뒷전?

이처럼 푸르덴셜생명 매각에는 열기가 더해지고 있는 반면, 10년째 매각 4수생인 KDB생명의 매각 흥행엔 찬바람만 불고 있다. 현재 중견 사모펀드(PEF) 2~3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은은 적절한 원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마감을 미룬 상황이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PEF 지분 26.93%와 자회사인 특수목적법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65.80% 등 총 92.73%(8800만주)와 경영권이다.

산은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KDB생명(구 금호생명) 6500억원에 인수한 뒤 2014~2016년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올해엔 반드시 KDB생명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가격을 조금 더 받으려고 기다리는 것보다 원매자가 있을 때 파는 것이 시장에도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매각에 성공할 경우 경영진에게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획기적인 제안까지 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에서 평가하는 KDB생명에 대한 인수가와 산은에서 바라는 매각가의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매각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산은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PEF는 2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입장에서는 그동안 인수와 부실해소 등을 위해 KDB생명에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푸르덴셜생명, 더케이손해보험 등 알짜 매물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KDB생명의 매력도는 떨어져 올해도 매각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현재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라며 "비용 회수를 감안해 매각가를 유지할 경우 또다시 매각 자체가 불발될 수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매각가를 시장에서 원하는만큼 낮추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헐값매각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금융업계에서 매물로 나온 KDB생명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매각 시도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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