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지난해 영업손실액 192억원·당기순손실액 433억
허희영 항공대 교수 "리스 통해서 들여와도 살아남을지 의문"
"신 기재 도입, 한숨 돌리고 해도 늦지 않아"
   
▲ 티웨이항공 여객기./사진=티웨이항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티웨이항공이 인천-시드니 운수권을 따내며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선언했다. 그러나 국내 LCC 사장단이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있다"며 국가적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어서 티웨이항공이 실제로 새로운 기재를 들여올 여력이 되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 운수권 배분 심사를 통해 중장거리 노선인 인천-호주 시드니·인천-팔라우·인천-키르기스스탄 등 3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대형 항공기 도입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협동체인 보잉 B737-800NG 단일 기종 28기를 운영 중인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 도입에 나선 이유는 평균 비행시간이 10시간 10분에 달하는 인천-시드니 간 노선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단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중소형 항공기로 장거리 노선을 다니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회사 발전 차원에서 중장거리 노선을 계획해왔다"며 "그에 따라 중대형 항공기 도입 구상을 해왔고, 올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도입 준비 작업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도입 예정인 기종의 제작사에 대해선 "보잉이 될지, 에어버스가 될 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3월 중으로 구체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대형 항공기 시장은 보잉 B787과 에어버스 A350가 양분하고 있어 티웨이항공 역시 이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2019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티웨이항공 잠정 영업실적 공시 자료./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그러나 현실적으로 티웨이항공이 신 기재를 들여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는 게 항공업계 중론이다. 지난 5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사내 게시판에 "예측이 불가능한 위기에 봉착했다"며 "기재운영 최적화·효율적 인력운영·투자계획 재조정·불요불급 비용지출 억제를 통해 매출감소 방어·비용절감에 매진하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연결기준 티웨이항공 영업손실액은 192억2800만원, 당기순손실액은 433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마른 수건도 짜낸다'는 경영 전략을 정홍근 대표가 꺼내든 만큼 신 기재 도입이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티웨이항공 홍보실 관계자는 "(재무제표만 보면) 오해할 수 있다"며 "재작년에 주식 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기재 도입 방법에 대해선 "확정된 것은 아니나 리스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현재 외부 변수로 인해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 상황이 지속되면 신 기재 도입 등 사업 계획이 엎어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곧 티웨이항공 내부적으로도 신 기재 도입 여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왔다는 설이 항공업계에서 돈지는 꽤 됐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굳이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이스타항공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 보다 나은 티웨이항공도 들여다 봤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중장거리 신규 운수권을 따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라면서도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노선을 줄이며 긴장하는 마당에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스를 통해 항공기를 들여온다 해도 티웨이항공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DART를 봐도 숨 넘어가기 직전인 게 LCC 업계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8일 '대한민국 저비용항공사 사장단'은 공동 명의의 긴급 건의문을 발표해 △무담보·장기 저리 조건 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공항사용료 및 세금의 유예 아닌 전면 감면 조치 시행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한시적 인상을 정부에 요청해 LCC 업계가 고사 직전에 직면해 있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업계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하기보다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약속받는 게 급선무"라며 "항공기 도입은 한 숨 돌린 다음 해도 늦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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