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AU19 종가 3만9600원…전일비 1.25% 감소
감축률 강화·물량 부족에 가격 고공상승…전년 대비 48% ↑
   
▲ 지난 4일 탄소배출권 가격은 올해 들어 최고치인 4만100원을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산업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민간 소비가 움츠러들고 경기 전반이 구조적인 불황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마저 4만원 언저리를 기웃거리며 당분간 기업들의 경영 상황은 더욱 얼어붙을 공산이 커졌다.    

5일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에 따르면 이날 탄소배출권 KAU19 종가는 전일 대비 1.25% 감소한 3만960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1만800톤, 거래대금은 4억2733만원이다. 

지난 2월 거래가 뜸 했던 것과 달리 이달 들어서는 적게는 5000톤 많게는 2만톤의 거래가 매일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가격이 2개월여 만에 4만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배경에는 배출권 거래제 대상 기업들이 오는 31일까지 2019년도 배출권 거래 명세서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세서 제출 시한과 배출권 정산시점인 6월이 다가오며 각 기업마다 부족한 배출권 양이 확인되고 있는 시기"라며 "부족량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년 대비 크게 오른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2~3월 배출권 최고가(2만7050원)와 비교하면 48%나 올랐다는 지적이다.  

배출권 2차 계획기간(2018~2020년) 동안 다르게 적용된 감축률이 가격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환경부는 2차 계획기간 이행연도 첫해인 2018년 산업·발전 등 전 부문을 대상으로 감축률을 약 15%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산업 6.1%, 발전 25% 이상으로 감축률을 강화했다. 이에 따른 배출권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철강사는 올해 배출권 구매에 지난해보다 약 1000억원을 추가로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처럼 배출권 가격이 4만원을 다시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의 배출권 부채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2차 계획기간 막바지인 내년을 대비해 시장 안정화 예비분(1500만톤)을 한 번도 풀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산업계를 덮치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환경부가 하루라도 빨리 물량을 풀어 시장 유동성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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