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순매수세에 적극적 마케팅
코로나19 폭락장 버팀목 '동학 개미' 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국내외 증시에 급속도로 유입된 개인투자자(개미)들을 잡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이 ‘유치 경쟁’에 나섰다.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자예탁금이 44조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주식투자 흐름이 만들어진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간 투자자 유치경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길게 이어지면서 증권사들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개미들이 주가지수 폭락세를 가까스로 지탱하는 현상을 부르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표현까지 마케팅에 동원될 정도다.

   
▲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으로 삼성증권은 지난주 ‘동학개미 투자자들을 위한 삼색(色) 맞춤 솔루션’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개인투자자들이 각자 성향에 맞춰 세 가지 맞춤 투자 솔루션을 고를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이다. 동시에 자사의 금융상품 홍보도 함께 진행됐다.

KB증권 역시 개인투자자들에게 ‘워런 버핏처럼 되기 위해선 애플과 아마존에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해 화제가 됐다. 이 역시 자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홍보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증권사들이 특별히 개인 투자자에 특화된 분석 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평소와는 다소 상이한 패턴이다. 통상 투자보고서는 상장기업들의 신(新) 사업진출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주식 매수세는 이러한 경향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증권사들이 먼저 나서서 ‘동학개미’라는 표현을 이용하며 개인투자자의 투심 잡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내 주가지수는 ‘패닉’ 수준의 폭락세를 보였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는 오히려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 투자자예탁금(주식을 매수 거래하기 위해 증권계좌에 입고한 금액)은 44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4월 들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일 43조원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 반전됐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지수 반등 추세를 노리고 다시 한 번 투자 타이밍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마케팅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출장이 잦은 투자은행(IB) 분야가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악화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면서 “보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포섭해 그들과 장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증권사들의 노력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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