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국적 항공사 총 매출액 4조4857억·영업손실 5326억·당기순손실 1조6639억
3월부터 본격 운항 축소…"1Q 실적, 아무것도 아냐…2Q 더 처참할 것"
이스타항공·알리탈리아·등 국내외 항공사 줄파산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글로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노선 감축·휴업 등을 통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항공사들이 처참한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전체 매출 손실액이 1조6600억원 수준에 이르며, 총 영업적자는 532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의 실적이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걱정은 2분기 실적에 쏠려있다.

   
▲ 공항 주기장에 정류 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16일 대한항공은 전날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4273억원·영업손실 828억원·당기순손실 736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 가까이 줄었고, 유류비·인건비 14.1% 축소 등으로 영업손실을 최소화했으며 환율이 올라 외화환산차손실 탓에 당기순손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비 21.5% 감소한 1조2938억원으로 집계됐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920억원과 683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월부터 수요가 급감해 국제선 운항편수가 기존 계획대비 8% 선에 머무른 것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 진에어·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티웨이항공·에어부산 로고./사진=각 사


제주항공도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2292억원, 영업손실 657억원, 당기순손실 1014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진에어는 공시를 통해 별도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1439억원, 영업손실 313억원, 당기순손실 458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 1492억원, 영업손실 223억원, 당기순손실 348억원이라고 공표했다.

에어부산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31억원, 영업손실 385억원, 당기순손실 618억원이라고 했다.

에어서울과 이스타항공은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실적을 알 수는 없으나 이들 역시 항공기를 띄우지 못한 만큼 막대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로써 현재까지 파악되는 국내 항공사들의 총 매출액은 4조4857억원, 영업손실 5326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6639억원에 달한다. 문자 그대로 어닝 쇼크인 셈이다.

   
▲ 텅 빈 공항 카운터에 세워져 있는 안내문./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해외 입국 제한·금지 조치가 내려져 여객 수요가 급감했고, 운항 중단으로 인해 매출 및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항공사들의 사업량이 줄어든 결과가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계획에 대해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입국 제한∙금지 조치 유지 등 여행 수요 회복 정도와 시점이 불확실하다"며 항공업계의 미래가 암울할 것임을 시사했다. 진짜 실적 공포는 이제부터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글로벌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 되기 이전인 1·2월분이 껴있기 때문인데, 그 이후의 상황은 반영돼 있지 않고, 3월부터 운항축소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항공업계의 걱정 섞인 시선은 벌써부터 2분기 실적으로 쏠려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6월부터 상용 수요가 많은 미주·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일부 재개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나, 최근 독일과 중국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여 이 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 인천국제공항에 세워진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


국내선에 의존하고 있는 LC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까지의 황금연휴를 계기로 제주행 등 LCC 여객 수요가 반짝 늘기는 했으나,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클럽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 국내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접어야 할 판이다.

이 와중에 티웨이항공은 이를 타개하고자 항공훈련센터를 구축하고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호주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노선에 취항한다고 했으나, 이와 같은 이유로 시장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1분기는 사실상 코로나19의 영향을 3분의 1 수준으로만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90% 이상의 운항 중단이 지속한 2분기에는 사상 최악의 실적과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화물운송부문은 호조세를 보이겠으나, 여객 수요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한편 국내외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지 못해 각국 항공사들이 줄줄이 파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해외에서는 1946년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로 출발해 2008년 서프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민영화됐던 알리탈리아는 다시 국유화의 길을 걷고 있고, 중남미 2위 항공사 아비앙카홀딩스는 지난 10일 미국 뉴욕 남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한 터키 항공사 아틀라스 글로벌(2월), 영국 LCC 플라이비(3월), 노르웨이 LCC 노르웨이지안 항공(4월) 등 글로벌 항공사들의 파산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당장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가장 먼저 셧다운을 발표하며 제주항공에 인수됐고, 그 과정에서 인적 구조조정이 단행된 바 있어 국내 항공사들에도 도산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가다.

   
▲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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