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전년비 23.7% 하락…18개월째 부진
"코로나 완화시 수출 회복" vs "장밋빛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회복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5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3.7% 줄어드는 등 18개월 연속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수출 부진은 우리 산업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수입국 경기가 회복될 경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중국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점으로 볼 때 사태 진정시 미국·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도 정상 수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등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감소세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산업부가 올해 초 연간 수출 증가율을 3%로 예상했음에도 코로나 본격화 이전까지 이같은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성 장관도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투자 부진 및 제조업 고용 감소 등의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도 "코로나19 이후 세계에 대해 글로벌 수요의 10%가 사라지는 '90% 경제'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고 발언했다.

   
▲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선박과 컨테이너 야드 전경. /사진=한국선주협회


미국·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략하고 있는 신흥국의 경기가 불안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 경제성장률을 -1.0%로 추정했다. 이는 신흥국 통계가 작성된 1951년 이후 최초다. 터키·인도네시아·브라질 등의 외환보유고가 급감하고, 러시아·인도를 비롯한 국가들의 금융기관 사정이 악화되는 등 주요 신흥국의 재정여건이 나쁘다는 것이다. 

실제로 5월 지역별 수출을 보면 인도의 경우 71.7% 급락했으며,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도 각각 53.5%·35.1% 줄었다. 아세안과 중동의 하락폭도 25%를 넘겼다.

특히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했던 중국과 인도의 침체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컨설팅업체인 피치솔루션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전년 대비 5.0%포인트 하락한 1.1%로 전망했으며, 인도 중앙은행은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머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국가가 코로나 이후에도 경기부양책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일반기계·석유화학·정유·자동차·철강·차부품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실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헬스 등 코로나19 관련 7대 유망상품 수출이 급등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석유제품도 국제유가 반등의 수혜를 입는 등 일부 품목은 실적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수출 감소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코로나19에 묻히는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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