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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오너 일가 "지분 전량, 사측에 무상 헌납하겠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 일가, 사측에 주식 전량 헌납키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제주항공, 경영 책임서 자유롭지 않아"
애경그룹, 이스타항공 인수 주장하던 AK홀딩스 사장 교체
허희영 항공대 교수 "제주항공,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 안 할 것"
승인 | 박규빈 기자 | pkb21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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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0-06-29 17: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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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사진=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가가 보유 지분 전량을 무상으로 사측에 넘긴다는 뜻을 밝혔다.

29일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는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대신해 입장문을 낭독했다.

이상직 의원 일가는 입장문을 통해 "번민과 고민 끝에 결단했다"며 "가족이 희생을 하더라도 회사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주식 헌납 배경을 알렸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이상직 의원 일가의 통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기업 계열사이자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대로 진정성을 갖고 인수작업을 서둘러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제주항공에는 "당초 내걸었던 M&A를 확실히 이행해달라"며 "당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으나, 제주항공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부 당국에도 과감한 지원을 요청한다"며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이전에 정부 차원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따르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최 대표는 "이 의원의 장녀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와 아들 이원준씨가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보유 지분 38.6%는 약 410억원 가량의 가치를 지닌다"며 "이를 이스타항공이 처리토록 해 250억원 규모의 임금 체불 문제를 처리하게 될 것이며, 추후 관련 내용을 정리해 알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임금 문제가 해결되면 현 경영진은 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체불 임금과 기타 비용을 해결하고도 남을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잉여금 역시 회사에 귀속된다"며 "어디까지나 오늘 자리는 주식 처리와 관련된 입장을 알리고자 만든 만큼 자세한 내용은 추후 정리해서 전해드리겠다"고 했다.

   
▲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제주항공


그러나 M&A에 대해서는 조금 두고봐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선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체불 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만큼 M&A 역시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제주항공 역시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과연 인수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AK홀딩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제주항공에 15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고자 하는데, 이 중 1178억원은 채무상환에, 407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혀뒀다. 이 중 이스타항공 인수에 쓰일 자금은 없다. 이와 관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무리할 경우 애경그룹 전체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타항공 M&A에 대해 신중론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애경그룹은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지주사 AK홀딩스 경영진에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을 선임했다. 안재석 AK홀딩스 직전 대표는 이스타항공을 사들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쳐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현재 제주항공과 애경그룹 전반의 입장과 배치된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고 심각한 이견을 보여 실각한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애경그룹은 한편 새 제주항공 사장 자리에 김이배 전 아시아나항공 전략본부장을 영입했다. '재무통'인 김 신임 사장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30여년 간 근무해와 항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성장과 무리한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로 인한 쇠락을 지근거리에서 봐온 만큼 M&A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이상직 의원 일가가 막판에 수세에 몰려 지분 전량을 던짐에 따라 체불 임금으로 M&A 퇴로를 만들어뒀던 제주항공이 기습을 당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허 교수는 "5월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빚 수준은 1600억원에 달하는데, 250억원 규모의 체불 임금은 핑계거리에 불과했다"며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라 빚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인수전에서 제주항공에 공이 넘어온 셈"이라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의 공식 입장은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허 교수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제주항공 경영진은 이스타항공을 사는 순간 공도동망할 것임을 알고 있으며, 애경그룹 전체의 부실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어떻게든 이스타항공을 떠안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며 명분 찾기에 고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실사를 두 차례 진행했는데,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불법 정치 자금 논란 △주식 매입 자금 확보 경위 등을 거론하며 비윤리성을 꼬투리 잡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허 교수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리는 게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이스타항공 인수대금 545억원 중 계약금으로 이미 낸 119억5000만원은 기부한 셈 치는 게 제주항공 측에 차라리 나을 것이지만 여러 모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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