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S-Oil 등 중간배당 중단 공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등 2분기 상장사들의 실적이 위태로운 가운데 많은 회사들이 ‘7월의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SK이노베이션 등 지난 5년간 꾸준히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기업들조차 올해는 배당을 생략하거나 규모를 줄였다. 향후 실적 추이를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인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들의 중간배당 규모가 올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간배당 규모는 총 3조 1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의 분기 중간배당 규모와 비교된다. 

   
▲ 사진=연합뉴스


반기 중간배당금은 지난 2016년 9000억원(47개사)에서 2017년 2조 3000억원(53개사), 2018년 3조 7000억원(53개사)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작년인 2019년에는 3조 9000억원(57개사)까지 늘어난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올해의 경우 자동차 소비 부진,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일단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연계된 업종인 정유 쪽 상장사들도 반기 중간배당을 포기하며 중간배당 규모를 줄였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S-Oil 등은 지난 5년간 빠짐없이 중간배당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기업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올해 2분기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3% 감소한 3424억원, 66.1% 줄어든 2125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4193억원, 1068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중간 배당계획을 발표해 놓은 상장사들도 계획을 수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예를 들어 금융주의 경우, 아예 당국이 은행 측에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중단’을 권고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하반기다. 중간배당 축소세는 하반기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실적이라는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할 하반기에는 상장사들이 더욱 자세를 움츠릴만한 실적 악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상장사 전체를 놓고 보면 이와 같은 사례는 소수일 것”이라면서 “많은 회사들의 실적 하향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예년과 같은 중간배당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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