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조종사 노조 "경영진, 연락 안 받아…사측 움직임 감지 안 돼"
제주항공 "이스타에서 연락 받은 바 없다"…'느긋'
국토교통부, 장관만 나서 촉구할 뿐…항공산업과 "제주항공이 결정할 일"
   
▲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측에 제시한 인수·합병(M&A) 선결 조건 이행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아직까지 이스타항공의 별다른 조치가 없는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뒷짐을 지고 있어 '노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이날까지 1000억원대의 부채 문제를 포함한 제반 선결 조건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만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측이 M&A 포기를 공식 발표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 김유상 전무가 전화기를 꺼둬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우리와 같은 직원들은 동요하지만 사측은 무엇을 하는지 전혀 감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오늘 밤 자정까지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회신이 올지 안 올지 예단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재까지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현재 파산을 목전에 둔 이스타항공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 4월 중순,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지상조업 자회사 이스타포트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로써 이스타포트는 사실상 폐업처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관할 공항에 대한 시설이용료와 280억원대의 체불 임금 문제가 산적해있고,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에 대한 항공유류대금과 항공기 리스료 500억원 가량이 밀려있다.

일각에서는 M&A 종결 시한일인 만큼 정부 차원의 중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현미 장관이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면담하며 M&A 성사를 촉구했던 것에 근거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거기까지라며 선을 긋는 입장이다. 국토부 항공산업과의 한 사무관은 "정부 차원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종용할 수는 없으니 말 그대로 촉구는 촉구일 따름"이라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정상적으로 딜이 마무리 되면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협의해 인수금융지원에 나선다는 것"이었다"며 "우선 제주항공의 인수 여부가 정해져야 나머지 절차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같이 M&A 진척이 없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집단 행동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정의당이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협의해 오는 16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인근 'AK& 홍대' 앞에서 기자회견 개최를 논의 중에 있다"며 "차제에는 제주항공 규탄·불매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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