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윤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 신병 확보 나설 듯
'7월 인사' 앞두고 윤 총장·대검간부들 입지 추락 예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현 서울중앙지검과 한동훈 검사장(전 중앙지검 3차장검사) 간의 대립 구도, 넓게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으로 확대되는 '검언 유착'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직 검찰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취재원에게 '신라젠 의혹'과 관련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제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채널A 이동재(35) 전 기자가 17일 오후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며 "이러한 혐의사실은 매우 중대한 사안임에도 피의자와 관련자들은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 검언유착의 피의자로 17일 구속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연합뉴스
당초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윤 총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 관련 취재를 상의하는 등 두 사람이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김 부장판사 또한 영장 발부 사유에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라는 문구까지 넣어 공모 의혹에 실체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영장 발부로 향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형사1부 정진웅 부장검사)은 한 검사장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영장 발부는 한 검사장 신병에만 영향을 끼치는게 아니다. '친문 라인'으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및 현 수사팀의 입지가 강화되고 윤 총장의 조직 장악력이 추락하면서 대검 간부들의 입지 또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대립 구도가 재점화되기 힘들뿐더러, 7월 검찰 정기인사를 앞두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주요사건을 맡은 검사들이 몸 사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17일 밤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중앙지검 수사팀 반대를 무릅쓰고 사건 수사의 적절성 판단을 대검 전문수사자문단에게 맡기려 해서 더 큰 타격을 입었다"며 "무리하게 자문단을 소집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수용해 조직 장악력이 꺾인 상태에서 영장 발부로 완전히 끝났다고 본다"며 "공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한 검사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보았다.

   
▲ 이동재 전 기자의 구속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은 한껏 힘을 받아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고, 상대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곤란한 상황에 놓이는 형국이다./사진 = 청와대, 연합뉴스
이어 그는 "당초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갈등을 빚은 배경에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이견이 한몫 했다"며 "이성윤 중앙지검장-이정현 1차장검사-정진웅 형사1부장이라는 중앙지검 지휘체계를 비롯해 친문라인으로 장악된 현 서울중앙지검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모습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 현직검사는 이날 본지의 취재에 "다음주 24일로 예정된 수사심의위 전까지 수사팀은 속도를 낼 것"이라며 "소환에 불응한 한동훈 검사장을 당장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주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나 수사중단을 권고하더라도 중앙지검 수사팀은 법원의 영장 발부로 수사 정당성을 인정받은거나 마찬가지라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파헤쳐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검은 24일 오후 2시 수사심의위 절차를 진행하고 오후 6시 숙의 및 표결을 거쳐 결과를 발표한다.

한 검사장이 직접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예정인 가운데, 수사심의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또한 중앙지검 수사팀이 어떻게 수사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