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확진자에 육박한 수도권 '대유행'…향후 2~3일 관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0일 0시부터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상향 시행한 것을 고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폐렴)의 증가폭이 다소 꺾였지만 집단감염 추세가 심상치 않다.

1일 0시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2만 182명)가 총 2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사태의 진앙지인 서울에서 새로운 집단감염 발생 사례가 16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수도권 누적 확진자(1일 0시 기준 8024명)는 지난 2~3월 전국적인 1차 대유행(팬데믹·Pandemic)이 촉발한 대구·경북 지역(8513명)에 육박했고, 1일 서울시의 신규 확진자 94명은 영등포구를 제외한 서울 24개 자치구 전역에서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가 2~3일간이 더 문제다. 방역당국은 이번 한주간 감염 추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3단계 격상' 카드를 내놓는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사진=보건복지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발동되면 사실상 모든 일상이 멈춘다. 공공기관은 필수인원 제외한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하고, 민간기업의 경우가 정부가 모든 직원의 재택근무를 권고한다.

영화관 공연장 헬스장 목욕탕 등 중위험시설 모두 문을 닫게 된다. 집회나 회식 등 모든 모임에 10인 이상 집합금지 원칙이 적용되고, 음식점에서도 10명 미만일 경우에만 밥을 먹을 수 있다. 음식점과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로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8일간 국민들이 호응해 방역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면 3단계로 격상되지 않을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이 기간은 3단계로 전환해 가는 준비과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거리두기 3단계는) 일상생활과 서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생활방역위원회 등의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도 신중한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며 "우리가 가진 마지막 카드"라고 덧붙였다.

또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일 오전 브리핑에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도 일정부분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9월1일과 2일 발생하는 확진자 수에 따라 거리두기 초지가 얼만큼 효과가 있는지를 실제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핵심은 사람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라며 "많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이번 주 얼마나 거리두기 실천하느냐가 수도권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들 의견은 아직 3단계 격상보다는 2단계 유지에 기울어진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연장의 적절성'을 조사한 결과, '적절한 조치였다'는 응답이 59.5%로 집계됐고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1.3%로 확인됐다.

거리두기 3단계는 우리가 지금까지 누려온 일상생활의 엄청난 제약을 의미한다. 앞으로 2~3일간 코로나 확진 추세가 확연히 감소세로 접어들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나 정부가 3단계를 선언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