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불투명…내수시장 선방 통해 한숨
현대기아차, 각각 세단·SUV 통해 시장 점유율 극대화
잘빠진 신차 통해 내수시장 반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현대·기아자동차는 신차와 함께 내수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세단을 중심으로, 기아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중심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내수시장의 국산차 판매비중의 85% 가량을 선점하며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준대형세단 더 뉴 그랜저. /사진=미디어펜


1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는 6만7080대, 기아차는 5만1211대를 판매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해 9월보다 현대차는 33.8%, 기아차는 21.9%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에도 선전하고 있는 비결에는 각각의 핵심차급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세단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기아차는 SUV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을 중심으로 약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주력판매 핵심차종은 그랜저를 필두로 아반떼와 쏘나타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기아차는 기존의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쏘렌토부터 얼마전 새롭게 출시한 카니발이 힘쓰고 있고 엔트리급의 셀토스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중 국산 유일의 미니밴 카니발은 SUV와 비슷한 모습을 띈 신형 모델로 상품성을 높이고 등장하며 역대급 흥행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국내에서 세단 2만5916대와 SUV 1만6930대를 판매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따져도 세단이 23만5000여대에 육박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시장 기저가 SUV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차는 단연 그랜저다. 준대형세단인 그랜저는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자리에서 풍부한 안전·편의사양을 겸비하고 완성도 높은 주행성능을 보유하고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등장하며 신박한 디자인을 통해 고객층을 확대에 성공하며 세단 중에서 법접 할 수 없는 영역까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이런 그랜저는 지난 9월 1만1590대가 판매됐다. 

그랜저의 뒤를 잊는 모델은 완전히 새롭게 단장한 준중형 세단 아반떼다. 새로운 플랫폼과 함께 준중형 세단임에도 현존하는 모든 안전편의사양을 두루갖추고 등장해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하이브리드모델과 N라인모델까지 등장하며 고객선택의 폭을 넓히며 좀 더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아반떼는 지난달 9136대로 1만대에 가까운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 세단 질주의 마지막 모델은 대한민국 중형세단의 대명사인 쏘나타다. 좀 더 스포티하고 새련된 디자인과 고객 선택폭을 넓힌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시장의 틈새부터 주력시장까지 모두 공략하고 있다. 쏘나타는 지난달 4589대가 판매됐다. 

현대차의 세단 3대장들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으로는 그랜저가 11만3810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판매기록 10만3349대를 9개월 만에 뛰어넘은 것은 물론, 올해 목표치 11만대도 달성했다. 아반떼도 6만3570대 판매됐고 쏘나타도 5만2370대가 팔렸다.

업계에서는 그랜저가 올해 국산차 최초로 연간 15만대 판매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월평균 1만2645대씩 팔렸는데, 남은 3개월간 1만2064대 이상 판매를 유지한다면 15만대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말 선보인 3세대 K5가 세련된 디자인을 무기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체 판매량에서는 세단보다 RV가 우위에 있다. 올해 9월까지 기아차의 세단 누적 판매량은 17만8000여대를 기록했다. 9월까지 K5가 6만6716대 판매되며 선전했지만, 다른 승용 세단의 실적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 친환경 중형SUV시대 포문을 연 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RV의 경우 쏘렌토와 셀토스, 카니발 등이 고루 선전하며 18만8000여대라는 실적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 기간 쏘렌토가 6만3000여대 팔렸고 셀토스가 4만여대가 판매됐다. 카니발도 올해 9월까지 총 3만5202대 팔렸다. 

올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은 3만대 넘는 사전계약을 달성하며 흥행을 예고한 상태다. 8월 중순 이후 신형 카니발 출고가 본격화되며 8월 5622대가 판매됐고 9월에는 1만130대가 출고됐다. 신형 카니발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4만대가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출고된 1만4600여대를 감안하더라도 대기 물량이 2만5000대를 넘어서기에 카니발의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형 카니발은 미니밴에 SUV 요소를 대거 적용하며 좀 더 큰 SUV를 찾는 고객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형 N3 플랫폼을 바탕으로 3090mm의 축간거리를 갖췄고 무게중심을 낮췄다. 그간의 상용 디엔진도 대형 SUV에 탑재되던 스마트스트림 엔진으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높은 출력을 갖추면서도 소음과 진동을 대폭 줄였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반자율주행 기능도 대형 SUV와 동등한 수준으로 제공한다. 그간 투박하고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온 운전석 디자인도 최신 SUV 디자인을 바탕으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격을 높였다.

이렇듯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각자의 잘만들어진 새로운 모델들이 위축된 자동차시장에서 신차효과를 극대화 시키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해택이 줄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완성차의 마케팅전략이 더해져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늘리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차급이라면 간섭효과로 시너지를 발휘하기 힘들었겠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서로 다른 차급이 인기를 끌며 양사 모둘 실적이 약진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며 "잘 만들어진 신차를 통해 당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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