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아림(25)이 생애 첫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희망'을 얘기하며 박세리(43)를 언급했다.

김아림은 15일 새벽(한국시간)에 끝난 2020년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 공동 2위 고진영, 에이미 올슨(미국)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일본 시부노 하나코)에 5타 차로 뒤졌던 김아림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정상에 올라 더욱 감격적이었다.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김아림은 첫 출전한 US여자오픈을 치르며 느낀 점, 코스 상태 등을 돌아보며 "얼떨떨하다"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 부모님, 팬들, 트레이너, 김기환 프로 등 주위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 사진=LPGA 공식 SNS


그리고 김아림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 시국에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내 플레이가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아림이 얘기한 '희망'이 와 닿는다.

US여자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선수가 박세리였다. 1998년 대회에서 박세리는 '맨발 투혼'으로 전국민을 감동시키며 역경을 딛고 우승했다. 1998년 당시 대한민국은 IMF 사태로 신음하고 있었다. 박세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지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온몸으로 '희망'을 보여줬다.

22년이 흐른 2020년, 김아림이 한국인 선수로 10번째(박인비 2회 우승으로 횟수는 11번째)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신음하고 있다. 대회 내내 마스크를 쓴 채 플레이한 김아림은 어려움을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희망'을 얘기했다.

김아림은 이날 최종라운드 마지막 16~1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가장 힘든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고, 샷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 끝에 마지막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김아림은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골프를 시작했다. 박세리는 내게 영감을 준 롤 모델이었다"는 말을 보탰다.

박세리와 김아림은 20여 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희망'이라는 메시지로 하나로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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