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술수출액 10조 돌파...최근 3년째 증가세
   
▲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기업의 꾸준한 연구개발(R&D)의 결실이라는 평가와 함께 자체 신약 개발 역량도 키워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따낸 기술수출 계약은 9개 기업에서 총 13건으로 집계됐다. 계약금의 총 규모는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10조 1492억원이다. 

레고켐바이오가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와 성사시킨 4963억원 규모의 원천기술 이전 계약을 시작으로 알테오젠(4조6770억원), 올릭스(4565억원), 퓨쳐켐(6500억원), 보로노이(7200억원) 등 계약이 결사됐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1조273억원), 유한양행(5000억원), JW홀딩스(440억원)도 계약을 따냈다. 

기술수출 규모는 매년 증가세다. 최근 3년 간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8건, 1조4000억원), 2018년 (13건, 5조3706억원), 2019년 (14건, 8조5165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꾸준한 연구개발(R&D)의 결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자체 신약 개발 역량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수출 상대 기업이 상황에 따라 계약을 파기하거나 임상을 중단하는 등 불확실성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자체 신약 개발만이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약 개발을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가장 큰 것은 자본력 문제다. 통상적으로 신약 연구개발 과정인 임상 1상과 2상 3상 등 단계가 진척될 때마다 비용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성공 확률이 0.02% 불과한 신약을 자체 개발하는 대신 초기 단계에 기술수출을 통한 이익을 실현하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에선 신약 연구개발 비용으로 매년 100억 달러(11조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상위 제약사 연매출의 10배에 달하는, 엄두도 못 낼 금액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이렇다보니 단계별 기술료와 로열티를 챙길 수 있는 기술수출을 목표로 개발하거나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가 인하 정책과 함께 복제약 난립으로 내수 시장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상황에서 기술수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부가가치가 높은 자체 신약 개발에도 주력하면서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을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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