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C 출시 두드러져…비대면 확산에 간편결제 시장도 눈독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해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익성 역풍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카드사들은 당장은 웃을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보릿고개가 시작될 수 있음을 우려해 신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발맞추기 위해 간편결제 서비스에도 눈독을 들이는 한해였다. 

   
▲ 표=금융감독원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1181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9% 늘었다.

카드사의 순익 방어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 얻어낸 당기순이익 우상향으로 대표적인 '불황형 흑자'의 결과다.

실제 상반기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7개 주요 카드사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평균 1.1%를 기록했다.

ROA는 금융권의 수익성을 살펴보는 대표 지표로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전반적인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카드사들은 인원 감축과 비용절감으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인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7곳의 올해 1분기 소속 근로자 수는 1만1211명으로 3년 전보다 6.27% 감소했으며, 알짜 혜택으로 인기를 누리던 신용·체크카드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잇따라 단종되고 있다.

실제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는 제로카드 4종을, KB국민카드는 이마트KB국민카드를, 롯데카드는 라이킷펀 카드를 단종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적방어엔 성공했지만 카드업계는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내년도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 논의에서 수수료율 인하가 전망되는 만큼 업황은 더욱 안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새로운 수익원으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서비스업) 등의 신사업을 꼽고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2013년 국내 카드사 최초로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한 이후 2200만 고객 데이터의 초개인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사업'에 소상공인 분야 실증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KB국민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동남아 시장 공략, 자동차 할부금융 강화 등 신사업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자동차 할부 및 누적 수익은 전년 대비 49.7% 신장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카드 역시 마이데이터 전담조직을 꾸리고 사업을 준비 중에 있으며,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내년 초 전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조직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사진=현대카드 제공


또한 올해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열풍도 거셌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일대일로 제휴를 맺고 해당 기업의 서비스 이용 시 일반 신용카드보다 더 많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협약을 맺은 기업과 영업 비용을 나눠 카드업계에선 새로운 경쟁 상품으로 떠올랐다. 

카드업계의 PLCC 대표 주자는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이마트 PLCC 발급을 시작으로 △스타벅스 △쏘카 △이베이 등 온·오프라인 제휴사를 확보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배달문화의 확산으로 현대·우리카드(배달의민족)와 신한·삼성카드(요기요) 등도 연이어 PLCC를 출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도 확산되며 커지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도 집중했다.

각 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PayFAN) △KB국민카드의 KB페이 △NH농협카드의 올원페이(NH앱카드) △BC카드의 페이북 등을 출시하며 핀테크사들과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현대카드는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간펼결제 서비스에 특화된 PLCC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간편결제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IT 기반의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간편결제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결제액 기준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7810억원에서 2017년 39조9906억원, 2018년 80조1453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가 강화돼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각 사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에 더욱 경쟁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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