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다시 서울시장 경선 맞붙어..박원순 없어 둘중 승자
구심점 잃은 박원순계 지지와 당내 최대세력 친문 표심이 핵심
[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2파전으로 사실상 굳어졌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빠졌을 뿐 사실상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의 리매치다. 

두 사람의 두 번째 경선 대결의 주요 핵심 포인트는 박심과 문심이다. 박 전 시장을 지지했던 세력과 당내 친문 지지층의 표심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박원순계는 지난 21대 총선을 거치면서 최대 20명선까지 당선자가 나오는 등 크게 약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홍근·남인순·기동민·진성준 의원 등 다선 의원은 물론 김원이·민병덕·윤준병·천준호·허영 의원 등 초선들까지 분포가 다양하다. 이들을 통한 확장된 범박원순계를 최대 40명까지도 보고 있다.

   
▲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들은 대부분 박 전 시장의 캠프에 있었거나 서울시에서 함께 일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특히 윤준병, 김원이, 진성준 의원은 모두 서울시 부시장 출신이며, 천준호, 허영 의원은 박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는 만큼 이들이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대를 유지하면서 박 전 시장의 후임에 도전하는 당내 후보를 물밑에서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박영선 전 장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10년 전 박 전 시장이 선거 캠프로 쓰던 안국빌딩에 선거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빌딩은 박 전 시장이 지난 2011년 10·26 보궐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사무소를 열었던 곳이다. 

안국빌딩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1년 10·26 보궐선거 때 입주해 선거사무소를 열었던 곳이다. 박 전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때도 이곳에 캠프를 열었다. 

당내 최대 지지층인 친문의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도 중요하다. 

엄밀히 박 전 장관과 우 의원 모두 친문 후보로 보기는 힘들다. 당초 친문 후보로는 박주민 의원이 유력했다. 박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문의 지지를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문을 축으로 한 당심의 향방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가 경선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

친문을 축으로 한 당심의 향방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가 경선 향배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 전 장관은 24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69번째 생일을 축하의 메세지를 매세지를 보내며 '문심' 얻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 생신 많이 많이 축하드린다"며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표현하고 '문심' 얻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586세대와 운동권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 의원도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친문'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7∼29일 재보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첫날인 27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순회 정책 엑스포가 열려 두 사람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번 경선에서 50% 비율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의 핵심인 친문(親文) 당원들의 표심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경선 승패가 좌우될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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