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건설업 넘어서 유통·물류·레저 등 신사업 진출…비건설 부문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경제의 기둥이다. 건설업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마다의 성공 DNA장착한 국내 건설사들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본보에서는 건설 성공 DNA를 일깨운 주요 현장 및 사사(社史), 오너 일가 등의 스토리를 재조명해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건설사 성공DNA-㉓한라]사업다각화 드라이브 걸고 '성장가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한라는 IMF 외환위기를 이겨내고 그룹 재건에 성공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굵직한 토목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공공·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주택부문에서는 한라비발디를 공급하고 있다. 이제는 전통 건설업을 넘어서 선제적으로 유통, 물류, 레저 등 비건설 분야에 진출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한라 CI./사진=한라 제공


◆인간, 사회, 미래를 책임지는 기업

한라는 인간을 존중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미래에 도전하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1980년 설립됐다. 한라의 전신은 현대양행의 자원개발부에서 독립한 한라자원의 건설기술부다. 

한라는 설립 후 한라그룹의 자체 공사를 수행하며 건설사로서의 기반을 닦고 건축·토목·플랜트·주택·해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삼호조선소, 목포신항만, 서해안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 등 굵직한 건축·토목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 또 전국 각 지역에서 한라비발디 아파트를 공급하며 주택 소비자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한라는 1990년 ‘한라건설’로 사명을 바꾼 이후 2013년 건설을 뗀 지금의 이름표를 달았다. 환경, 에너지, 정보통신(IT), 물류 등 신규 부문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한라는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점진적으로 비건설 부문을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항만·공항토목 등 공공사업의 전통강자

한라는 그동안 공공 건설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평택항, 목포신항 등 항만분야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인천국제공항 계류장A-5, 제주공항 활주로 공사 등 공항토목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여왔다. 또 경부고속도로 천안아산역사, 잠실 시그마타워, 일산 웨스턴돔 등 한라만의 건축공법을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도 정부 세종신청사 건설공사, 호남고속철도, 평택동부 고속화도로 사업을 수주하면서 공공사업 ‘전통 강자’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 정부세종 신청사 건설공사 조감도./사진=한라 제공


주택사업으로는 '한라비발디'를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한라비발디는 ‘사계’를 작곡한 이탈리아의 작곡가 ‘비발디’에서 착안해 지어진 이름으로 인간, 자연,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한라는 친환경 미래 주거 공간 개발에 집중해 주택명가의 명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라는 자체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배곧신도시에 2014년부터 3차례에 걸쳐 총 6700가구를 조기 완판에 성공한 바 있으며, 향후 양평을 시작으로 이천·부천 등에서 자체·도급사업을 차례로 진행한다. 건설부문의 자체사업, 기획제안사업 등 고수익사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안정적 실적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건설 넘어 물류·레저 등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한라는 2013년 사명을 변경한 이후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력사업인 건설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레저, 물류 등 비건설 부문을 확대하면서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비건설부문을 30%까지 확대해 경기변동과 개별 프로젝트별 위험이 높은 건설산업의 구조적 취약함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라그룹은 건설부문 WG캠퍼스를 신설하기도 했다. WG캠퍼스는 정인영 명예회장의 프런티어 정신을 계승한 신사업추진 첨단기술 연구소다. 정 명예회장의 호 ‘운곡’을 따서 만든 조직으로 현재 건설부문은 삼성전자 출신 우경호 박사가 본부장으로 있다.

한라의 물류사업은 자회사 한라GLS, 레저사업은 한라세라지오가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한라GLS는 화성동탄물류센터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한라세라지오도 골프장을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라는 신규 M&A(인수·합병)뿐만 아니라 프롭테크(IT 기반 부동산서비스업),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회사(AMC)를 통해 리츠시장에 진출하고 디벨로퍼로서의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한라 제공


◆ 한라그룹 재건에 성공한 정몽원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창업주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서울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 회장은 현대양행에 입사한 후 만도기계 전무, 만도 사장, 한라그룹 부회장을 거쳐 1997년 한라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한때 국내 재계 서열 12위였던 한라그룹이 외환위기 이후 해체되면서 계열사였던 한라건설 회장으로 물러났다. 

이후 만도 경영권 회복이라는 정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한라건설을 기반으로 2008년 만도를 다시 사들이고 그룹 재건에 성공했다. 2014년 만도를 한라홀딩스와 만도로 분할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현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정 회장은 현재 한라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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