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 전환 가속도
로보틱스 적용한 모빌리티 통해 인류의 진보 달성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의 사제까지 투입돼 품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통해 로보틱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의 한축으로 로보틱스 사업으로 잡고 새로운 시대의 이동수단 개발하며 신규 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일류의 진보를 보여주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전략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능형 지상 이동 로봇 '타이거(TIGER)'를 공개했다. 타이거는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린 소형 무인 모빌리티다. 

지난 2019 CES에서 처음 선보였던 프로젝트 개념의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구체화한 모델이 타이거다.  타이거의 등장은 향후 현대차그룹이 움직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회사의 미래 사업이 자동차 50%, PAV(개인 비행체) 30%, 로보틱스 20%가 되고, 그룹은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기존의 자동차 제조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분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산업이 침체를 겪던 지난해 12월, '로봇 개'로 유명한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개인 돈 2389억원을 포함한 8억8000만달러(약 9797억원)를 투자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합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기술 혁신과 로봇 자동화 수요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신 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세대들의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고자 하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도 담겼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품은 현대차그룹은 로봇 개발 역량 향상과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능력과 연구개발 역량,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양산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 현대차그룹의 지능형 지상 이동 로봇 '타이거'.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그룹사 측면에서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 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하며, 로봇 중심의 새로운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첨단 기술 선도 그룹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로봇을 적극 활용한 재난 구조나 의료 케어 등 공공의 영역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당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화, 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치안, 보건 등 공공영역에서도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룹의 사업영토확장에 노력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포부가 녹아있는 선언이다. 이런 정의선 회장의 포부가 녹아든 산물의 첫 모델이 타이거로 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타이거는 길이는 약 80㎝, 너비는 약 40㎝ 수준이며 무게는 약 12㎏이다.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려 험난한 지형에서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다. 

장애물이 있거나 바퀴를 이용해 지나기 힘든 지형을 통과해야 할 때는 로봇 다리의 보행 능력을 이용하고, 평탄한 지형에서는 사륜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속도를 내며 주행할 수도 있다. 실체화 된 모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범위에 활용될 수 있는 콘셉트모델이다. 

타이거의 차체는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과학 탐사 및 연구 △응급 구조 시 긴급 보급품 수송 △오지로의 상품 배송 등 일반 차량으로는 어려운 다목적 임무 수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전진과 후진뿐 아니라 좌우로도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대칭적인 디자인 구조를 갖췄다.

차체 내부에는 별도의 화물 적재실을 갖춰 물품 보호 기능을 강화했고, 로봇 다리로 항상 수평을 유지할 수 있어 험로와 극지 등 노면 상태가 불규칙한 공간에서도 물품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자동차로 접근이 어려운 곳이나 험로 등 이동수단의 경계를 넘어서는 신개념 모빌리티를 집중적으로 개발 중이다. 기존 모빌리티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폭넓게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 산하 로보틱스랩은 지난달에 영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공개하기도 했다.

   
▲ 지난 2019 CES에서 공개됐던 현대차의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 티저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달이는 주변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회피하는 자율 이동기술과 전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4개 휠을 활용해 고객을 직접 안내할 수 있다. 전시장의 대형 스크린과 연계해 제품 상세 설명을 제공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인식기능까지 갖췄다.

달이는 현재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에 배치돼 고객을 맞이하고 전시차를 소개하고 있다.

로봇 시장은 서비스 로봇, 물류 로봇, 제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45억달러(약 27조원) 수준이던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는 코로나19 여파로 급변하는 경제, 사회적 흐름에 따라 로봇 시장이 연평균 32%의 성장세를 기록해 1772억달러(약 197조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의 포화기에 들어서며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물로 이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며 "자체적인 노력과 브랜드 파워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향후 경쟁력이 더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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