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간담회 개최...기술 주권 강조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도 내비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항체치료제가 '독'이라는 건 무책임한 이야기다.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해 끝까지 맞서겠다."

   
▲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사진=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조건부 허가를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업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현상은 댕기열 바이러스 같은 데서나 발생하는 것"이라며 "항체치료제 개발사에선 항체의존감염증강(ADE) 부작용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선 항체치료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들어가 바이러스를 더 증식시킬 수도 있다는 ADE 부작용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서 명예회장은 "임상 착수 전 세포, 동물 실험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자료로 증명했다"며 "우려사항으로 이야기하는 건 이해하지만 이것으로 항체치료제가 효과 없다는 오해의 소지가 만들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 명예회장은 급속도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기술 주권 확보'를 강조했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등 변이 바이러스가 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에서 기술력을 확보해야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코로나19는 진단기술부터 치료제, 그리고 예방할 수 있는 백신까지 3박자가 갖춰져야 대응이 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자국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서 명예회장은 "한국은 진단 시스템이 확실하고 치료제도 우리가 제공한 만큼 양쪽에선 이미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백신은 숙제로 여전히 남아있다"며 "어쩔 수 없이 셀트리온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야하는게 아닌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투약 시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에 따라 셀트리온은 임상 3상에서 1시간 내로 단축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성인 체중 1kg당 40mg을 75~90분에 걸쳐 정맥주사로 투약한다. 그는 "정맥 주사 아닌 방법으로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며 "어느정도 전임상 단계에서 결과가 나타나면 알릴 것이다"고 했다. 

◇변이 바이러스엔 '칵테일 치료제'로 대응

셀트리온은 이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치료제 개발을 끝까지 이어나갈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렉키로나를 주력 공급하면서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해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6개월 이내 임상시험 완료를 목표로 한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셀트리온은 38개의 중화항체를 확보하고 있다. 이 중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는 32번 후보항체는 영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서 명예회장은 "'렉키로나'는 자국 국민을 지키기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개발한 치료제다"며 "앞으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치료제 개발을 끝까지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 렉키로나는 전날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됐다. 셀트리온은 미리 생산해놓은 10만명분 외 다음달 말까지 40만명분을 추가로 생산한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320만명분이다. 국내 공급분은 제조원가로 판매됐으며 가격은 50~6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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