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경선' 승리한 안철수, 신속한 단일화 촉구
국민의힘, 당 명운 걸린 보궐선거 두고 사실상 배수진
경선 여론조사 문구 두고 일찌감치 시작된 신경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3지대’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보수야권 후보단일화의 대진표도 한 자리만 남았다. 특히 안 후보가 확고한 위상을 재확인하면서 국민의힘과의 최종 단일화까지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안 후보는 1일 제3지대 경선에서 승리하자마자 국민의힘을 향해 신속한 최종단일화를 강조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야권주자 1위를 유지하는 만큼 국민의힘에 반전을 시도할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손기정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야권 전체가 힘을 합하지 않으면 여당을 이기기 힘든 선거”라면서 “잡음 없이 빠른 시간 내에 단일화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안철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사진=안철수 후보 페이스북

안 후보와 국민의힘의 최종후보 단일화에 있어서 핵심은 결국 ‘룰’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원만하고 아름다운 단일화에 대해 말씀 나눌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한 것 역시 ‘경선 룰’을 두고 잡음을 최소화하자는 의미로 보인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안 후보는 ‘야권후보 적합도’보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 문항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의 제3지대 경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안철수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방식으로 한차례 경쟁력을 검증했다.

여기에 최근 안 후보의 대권주자 지지율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2~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1.9%p,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안 대표는 전달 보다 1.7%p 오른 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본인의 최고 지지율을 경신한 것이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사진=국민의힘 제공

반면, 국민의힘은 정당의 힘이 반영되는 ‘야권후보 적합도’를 강조하면서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분위기다. 또한 안 대표가 승리했을 경우에도 기호 2번 출마, 보궐선거 후 통합 전당대회 등의 요구를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보궐선거에 정당의 명운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전국구 선거에서 연패를 당한 상황인데다 안 후보에 밀려 후보조차 내지 못한다면 사실상 ‘당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위기가 당내에 팽배하다. 김 위원장도 “재보선 전에 내가 사라질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사실상 배수의진을 친 것도 이같은 당내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는 시각이다.

비대위 산하 비전전략실도 최종 경선룰을 검토하고 있다. 경선 여론조사에서 당원·일반인을 구분하지 않되, 선관위에 등록한 선거인단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문구 하나에 따라 최종 결과가 좌우될 정도로 경선의 핵심”이라면서 “안 후보와 경선 전반에 대한 협의 과정에 있어서 가장 지난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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