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매출 비중 50% 차지 지속 가능한 고객이자 매출로 보기 어려워...해외 쇼핑몰 벤치마킹한 점도 신선함 떨어진다는 의견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현대백화점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 그랜드 오픈한 '더현대 서울'의 첫날 매출이 9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이 없는 상황에서 매우 놀라운 매출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가전이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 더현대 서울의 사운즈 포레스트./사진=현대백화점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 출발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모한 쇼핑 트렌드 속에 자연, 힐링, 휴식 등을 내세워 오프라인 유통의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가전 매출이 이끈 초기 매출은 '오픈빨'이 크며, 이 거품이 꺼져봐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의 지난 26일 그랜드 오픈 첫날 매출이 9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출이나 방문고객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에루샤'가 없는 상황에서 매우 높은 매출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009년 '에루샤'를 동시에 입점시키며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첫날 매출이 80억원대였다. 10여년 동안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도 더현대 서울의 매출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더현대 서울의 매출 1위는 LG전자의 가전매장으로 파악됐다. 오픈 초기 더현대 서울의 전체 매출 중 약 50%가 가전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들의 평균 가전 매출 비중은 10%대다. 

삼일절 연휴 기간에도 더현대 서울을 방문하기 위한 차량으로 여의도 일대는 거의 마비 상태였다. 더현대 서울에 고객들이 많이 몰린 이유는 자연, 힐링, 휴식 등 '자연 친화형 미래 백화점'을 지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체 영업 면적 가운데 매장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을 51%로 줄여, 나머지 절반가량의 공간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꾸민 것이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쇼핑 트렌드 속에 오프라인 유통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가전 매출이 50%를 차지하는 것은 '오픈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가전매장이 신규 오픈하면 제조사 측에서나 백화점 측에서 상당한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또한 가전은 한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하기 때문에 가전을 구매한 고객을 지속 가능한 고객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가전 매출이 50%를 차지하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이며 파격적인 프로모션의 영향이 클 것"이라며 "그 '오픈빨'이 꺼져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전을 구매하는 고객이 주로 신혼부부들일 가능성이 큰데, 그들이 백화점에서 가전을 구매하는 이유는 파격적인 프로모션과 백화점 등급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이 클 것"이라며 "가전은 한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하기 때문에 그들이 지속 가능한 백화점 VIP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현대 서울의 컨셉이 방콕의 아이콘시암과 엠쿼티어, 도쿄의 롯폰기힐스, 미드타운 히비야, 뉴우먼 등과 비슷해 새로움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신세계의 스타필드와도 유사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강남 쪽 사는 사람은 전혀 갈 필요가 없어 보이며 마포, 용산, 영등포 사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거 같다"라며 "방콕의 럭셔리 쇼핑몰과 도쿄 롯폰기힐스와 미드타운 히비야 등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새로움은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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