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박 신한 이어 농협도 대출 속도조절
금리인하요구권 개선 움직임, 조정 쉬워질까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들어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여신규제 강화로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최근 신한은행에 이어 농협은행까지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을 일으키려는 ‘영끌족’을 비롯해 새롭게 대출을 일으키려는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 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축소한다. 우선 정책 우대금리에서 은행 최초 신규 고객에게 제공하던 우대금리 0.2% 항목을 없앤다. 또 단기 변동금리 우대(1년 이하) 항목의 우대율을 0.2%p에서 0.1%p로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농협은행에서 신규 주담대(단기 변동금리)를 일으키는 사람은 당초보다 0.3%p 추가 부담하게 된다. 신규 대출자의 이자부담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1%p 높인다. 조치에 따라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는 현재 0.9%p에서 1%p로 인상돼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 대출자들은 이번 조치와 무관하게 기존 대출조건을 따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최근 가계대출 규제를 조이면서 신한은행에 이어 농협은행이 두 번째로 우대금리를 축소하게 됐다”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은 우대금리 폭을 0.1%p 확대해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지도에 따라 주요 은행들과 비슷한 흐름으로 대출 속도를 조절했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의 이번 조치는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2%p씩 낮추는 조치를 단행했다.

신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담대를 받으려는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전체 가계대출 잔액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480조1258억원으로 1월 말 476조3689억원에 비해 3조7569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약 3조8000억원 증가한 걸 감안하면 대출 증가분은 대부분 주담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취업이나 승진, 재산 증가 등으로 신용 상태가 개선되면 은행에게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이 개선되면 대출자의 상환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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