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서 친환경 핵심 모빌리티 선전
글로벌 환경정책변화 발맞춰 시장공략 조율 필요성 거론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첫 수출 모델이자 국산차의 첫 글로벌 수출길을 연 포니의 신화를 이어받는 '아이오닉 5'가 새로운 전기차 시장의 신흥강자로 지목되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계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 공략에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초기 반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요 공략 시장의 변화되는 친환경정책을 잘 따져보고 정부차원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관련업계의 제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아이오닉 5가 국내시장의 판매목표를 사전계약 1일 만에 채우는 등의 놀라운 기록을 수립했다. 첫날만 2만대 이상의 계약대수를 기록하며 내연기관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이다. 

   
▲ 현대자동차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제공


또 유럽에서는 3000대 한정으로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을 받은 결과 준비한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명이 몰리며 완판됐다. 현대차 유럽법인이 계약금 1000유로(약 136만원)를 받고 사전 계약을 진행한 만큼 사전계약 물량 대부분은 실제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강력한 환경 규제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곳으로 현대차도 아이오닉 5의 큰 성공을 위해선 꼭 잡아야 하는 것으로 지목되는 중요시장 중 하나다. 

이와 더불어 자동차 최대시장인 미국의 환경규제 변화의 적절대응도 아이오닉 5로 시작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 포니의 디자인을 계승한 모델이다.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현대차의 기반을 만들어준 포니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것이다. 이런 포니의 디자인은 폭스바겐 '골프', 피아트 '판다' 등을 디자인했던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도 주자이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높은 수출실적을 기록할 수 있게 한 모델이 포니였다. 현대차는 전기차로 재편되는 자동차시장에서 아이오닉 5를 통해 포니의 헤리티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포니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아이오닉5는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를 적용하고 등장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의 적용으로 실내공간의 활용성을 높이고 등장했고 V2L(Vehicle to Load)같은 기술들을 적용할 전망이다.

일반 전원(110/220V)을 차량 외부로도 공급할 수 있는 V2L을 활용해 아이오닉 5는 기존의 전기차와는 다른 활용도를 제공하는 등의 파격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동수단인 자동차를 이동하는 전력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 새로운 자동차의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동거리에 한계를 보이며 충전의 불편함을 이유로 꺼려했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추가시켜 범용성을 높여 차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아이오닉 5의 시장안착을 위해서는 새롭게 등장한 미국시장의 정책변화를 활용한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의 전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양자 및 다자 협력체재를 구축해 우리기업들의 미국시장 공략에 유리한 기반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 강화로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확대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를 포함한 미국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79만대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였으며, 미국 내 친환경차 생산 비중은 지난 2018년 3.7%에서 오는 2023년 13.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전부터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과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추가 및 전기버스로 전환,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및 친환경자동차 생산 기업 인센티브 제공, 정부 관용차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 차량 300만대 전기차로 변경 등의 공약을 내세운 상태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 /사진=미디어펜


이와 별개로 미국은 '수소경제 로드맵 2019'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차 누적보급 120만대 및 수소충전소 4300개 구축을 선언했고,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주 내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미국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기회를 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기업들 배터리,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1, 2차 공급 업체들을 중심으로 미국 내 라인 증설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연구원은 미국의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 재편 검토가 관련 부품기업 밸류체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등 핵심 품목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국과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공급망 재검토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조 원가가 낮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부품 의존도를 감소시키려면 품질, 비용, 수급을 고려한 공급업체 발굴이 필요한 상황으로, 미국 시장 내 한국 기업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반사 이익 이 기대된다.

자동차연구원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공략과 국내 자동차 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글로벌 밸류체인 재검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완성차 기업은 미국 판매를 위해 생산지를 고려한 공급망 구축 및 생산전략이 필요하고 동반 진출한 중소부품기업의 해외 고객 다변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제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니즈 변화에 적절한 국산 모델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전책 변화와 시장의 요구에 맞춰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시장에서 흩어진 한국의 기술력을 잘 조율해 지속가능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